- 내달 4일까지 이지현 ‘Threshold’展
오는 4월 4일까지 열리는 전시의 타이틀은 ‘Threshold’. 건축용어인 ‘Threshold’는 실제로는 존재하지만 도면상에는 나타나지 않는 공간을 뜻한다. 이지현은 무의식 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공간을 다채롭게 연결시킨 자신의 작업이 ‘Threshold’와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어 이를 명제로 택했다. 가상의 공간을 지칭한 단어가 스스로의 작업과 상징적 고리로 연결돼 있다고 본 것.
이번에 출품된 이지현의 신작은 초현실적 공간을 드러내던 종전 작품에서 한 걸음 진일보했다. 일상의 공간에서 느낀 파편화된 기억들을 작가는 그물이나 벌집구조, 혹은 모래사장의 발자국으로 패턴화시켰다. 그리곤 그 반복적 패턴을 풍경과 조합해 작품을 완성했다. 워싱턴 내셔널갤러리의 시원하게 뻥 뚫린 아트리움에, 해변에서 노는 어린이들의 모습과 백사장에 찍힌 발자국을 뒤섞은 것이 그 예. 인간의 사유와 그 기억을 구조화해 이미지로 확장시킨 신작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와 ‘눈으론 볼 수 없는 세계’를 재기발랄하게 뒤섞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대작들과 함께 출품된 연작 ‘Fantasma’는 본격적인 작업을 하는 중간중간 떠오른 생각과 이미지를 속도감있게 그린 소품회화다. 이는 작가의 내밀한 작업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이미지 에세이’라 하겠다. (02)708-5050.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특정공간에 추억을 뒤섞은 이지현의 회화‘ Composition audiences’ [사진제공=두산갤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