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미국 신흥 부자들, 지금 토지에 투자한다
뉴스종합| 2013-04-08 14:21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셰일가스 등 에너지 개발사업으로 큰돈을 번 미국 신흥 부자들 사이에 토지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광물 소유권 등을 노린 에너지 분야 큰손들의 투자로 아이오와 주 등 일부 지역 땅값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가격 거품이 걷혔던 지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8일 미국의 격주간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미국에서 주식 투자나 IT 분야 투자로 큰돈을 번 사람들이 부동산에 거액을 투자하는 장면은 낯설지 않으나 에너지 분야 투자로 신흥부자 대열에 올라 부동산을 사들이는 건 새로운 경향이라고 소개했다.

포브스는 그 원인으로 ▷자금을 묻어두기 쉽고 ▷인플레이션 대비책이 될 수 있으며 ▷미 당국의 저금리 기조로 대출금리 또한 상당히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에너지 분야 투자로 신흥부자로 급부상한 사람들이 토지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면에는 광물 자원의 소유권 문제도 걸려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텍사스 출신 윌크스 형제가 꼽힌다. 이들은 지난 2002년 셰일가스 채취 핵심기술인 수압파쇄 공법 전문회사 프랙텍을 세워 수천억원대 자산가로 부상한 신흥 ‘에너지 부자’다. 지난 2009년 토지 투자에 처음 손을 대 당시 몬태나 주 소재 농장을 4500만달러(한화 약 509억원)어치나 샀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이 형제는 지난 2년간 계속해서 몬태나 주 농장 부지를 사들여 현재 17만7000에이커(7억1600만㎡)에 이르는 방대한 토지 소유자가 됐다.

역시 ‘에너지 부자’로 캔자스, 네브래스카, 텍사스 등에 이미 12만5000에이커(5억587만㎡)의 땅을 보유하고 있던 데이빗 킬람은 지난 3월 몬태나 주에서 다시 6만에이커(2억4281만㎡)를 사들였다.

몬태나 주 토지거래 중개업체인 페이랜치의 그렉 페이 대표는 “에너지 분야 종사자들은 요즘 토지거래시장의 중요 고객”이라며 “특히 최근 셰일가스 채취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토지의 광물 소유권에 대한 관심이 옛날보다 훨씬 뜨겁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한 고객이 1만에이커(4047만㎡) 규모의 땅을 사려고 하는 이유가 그 땅에 포함된 광물자원의 소유권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동산 개발로 수천억원대 자산가에 오른 스탄 크로엔케가 12만4000에이커(5억182만㎡)의 땅을 더 사들여 현재 86만4000에이커(34억9657만㎡)를 보유하고 있다. 헤지펀드에 투자해 큰 돈을 번 존 폴슨은 4900만달러(한화 약 554억원)어치 땅을 사기도 했다.

석유 투자계의 큰손인 분 피큰스는 토지 부동산 투자펀드에 투자해오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의 토지 거래 중개업체는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토지거래 중개업체인 페이랜치는 설립 이후 20여년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미국의 땅값 또한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 더피 아이오와주립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아이오와 주 땅값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수년 동안 90%나 올랐다. 미국의 대규모 농장은 매년 약 3~4%대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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