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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도 혀내두르는 北 해킹 인재풀…공식 집계 사이버전사만 1만2000명
뉴스종합| 2013-04-10 14:34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3ㆍ20 사이버테러 배후 세력으로 북한 정찰총국이 공식 확인되면서 북한의 해킹 경쟁력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이미 20년 전부터 최고 엘리트만 뽑아 해커를 양성하기 시작한 북한의 현재 해킹 능력은 CIA(미국 중앙정보국)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최고 명문대학으로 불리는 김책공과대학에서 사이버테러 전문 해커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북한식 표현대로라면 정보전사다. 김책공업종합대학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북한이 1991년 걸프전 이후부터 사이버전쟁 등에 대비해 정보전사 전력을 증강하는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해킹 실력이 비약적으로 강화된 계기는 이번 3ㆍ20 사이버테러를 주도한 정찰총국이 탄생하면서부터다. 북한은 2009년 2월 대남ㆍ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기존 인민무력부 산하정찰국과 노동당 산하 작전부, 35호실 등 3개 기관을 통합, 정찰총국을 만들었다. 정찰총국은 중국 헤이룽장, 산둥, 푸젠, 랴오닝성과 베이징 인근 지역에 대남 사이버전 수행 거점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찰총국 산하에는 전자정찰국 사이버전지도국(121국)도 생겼다. 121국은 다른 나라의 컴퓨터망에 침입해 비밀자료를 해킹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사이버전 전담부대이다. 북한 총참모부 산하 정보통제센터가 사이버테러를 지휘하고 있으며, 미림대학(현 김일자동화대학)에서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 121국에 속해 있는 해킹 전문 부대를 기존 500명에서 6배 늘리는 계획에 전력 집중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 당국은 북한 해커 전문 인력만 3000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커를 포함해 ‘전자전부대’라 불리는 사이버전사 총 인력은 공식 집계 상 1만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공식 기록까지 더하면 최대 3만명 규모까지 된다고 안보 당국은 가늠하고 있다. 2006년 귀순해 현재 국정원 관리를 받고 있는 전자전부대 출신 A모씨는 “사이버전 전담 부서 인력과 부대 규모,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테러 등을 놓고 보면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이 CIA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금까지 북한의 소행으로 판명된 국내 해킹 사례 모두 국내 보안 당국이 손 놓고 당한 경우였다. 이번 방송사와 금융권 전산망 마비 이전에도 2011년 농협 전산망. 지난해 중앙일보 신문제작 전산망 등도 북측의 해킹 공작으로 확인됐다. 2011년에는 북한 IP로 확인된 곳에서 건강보험공단 등에 41차례나 해킹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이에 비해 국내 국정원, 경찰, 인터넷진흥원에 속해 있는 해킹 전문 인력 이른바 ‘화이트해커’는 200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젊은 해킹 인재들이 군 병역 의무로 1년 넘게 손에서 컴퓨터를 놓는 실정이라 병역특례 적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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