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끝없는 친박의 분열...이제는 올드박(OP)과 영박(YP)까지
뉴스종합| 2013-04-19 09:45
박근혜 정권 창출의 1등공신인 친박계 내부에 이상징후가 감지된다. 그동안 원조 친박(元朴), 돌아온 친박(復朴), 새로 합류한 친박(新朴)까지 외연을 넓혀온 친박 진영이 대선 이후, 분열하는 양상이다. 일부 친박들은 올드 박(old park)이미지를 벗어나, 젊고 참신한 영박(young park)으로 이미지 쇄신을 꽤하고 있다.

대선 때만해도 단일대오를 형성해 한 목소리를 냈던 친박계가 최근 달라졌다. 친박계 의원들이 원조 친박인 청와대 참모진을 대놓고 비판하는 등 각자 소신에 맞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도부 내에서도 같은 친박계인 이한구 원내대표나 서병수 원내대표에 대한 공개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정우택 유기준 최고위원이 서 사무총장이 주도한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무공천 방침에 반발했다. 윤진숙 해수부 장관의 거취를 놓고도 친박계 내 입장이 엇갈렸다.

‘신박’으로 분류됐던 황우여 대표의 리더십도 휘청이고 있다. 황 대표는 18일 오전 예정된 당 최고위원회의를 개인 일정으로 취소, 이에 대한 지도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한 최고위원은 "당일 취소하는게 말이 되느냐. 미리 공지를 해주거나, 아니면 시간을 늦춰서라도 (회의)할 수 있는거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원박’인 이 원내대표에 대한 비토론도 들끓고 있다. 일각에선 “말년 병장을 너무 흔들지 말자”는 동정론도 있지만, 그동안 지도부가 지나치게 일방적, 강압적이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특히 초선들의 불만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의원은 “지난해 5월 첫 세비반납을 원내지도부가 일방 강요하면서부터 비토론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대선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각자 눌러왔던 불만이 이제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폭발함과 동시에, 친박계는 새로운 흐름에 맞춰 분화하고 있다. 청와대를 적극 옹호하고, 쓴소리를 최대한 삼가는 올드 친박(OP)과 상대적으로 젊고, 새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성향의 영박(YP)으로 양분된다. 지도부 내에선 유기준, 이혜훈 최고위원, 당정청 워크숍 때 대통령 참모진을 혼쭐 낸 유승민 의원, 김재원 의원 등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의 친박들이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박근혜 정부 지지율이 50%도 안되는 상황에서, 새 정부도 살고 당도 살기 위해선, 건강한 논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민들이 가진 올드한 이미지의 친박계와 다른, 새로운 모습의 친박으로 거듭나야한다"고 강조했다.

4ㆍ24 재보선 이후, ‘복박’인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복귀도 친박 분열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과 비박계 두루두루 원만한 그가 원내에 복귀하면, 권력재편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그동안 성향이 달랐던 친박들이 하나로 뭉쳐있었다. 이젠 각자 성향에 따라 일부는 김무성 쪽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개혁 성향의 몇몇 비박계 의원들도 김 전 원내대표에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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