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삼성, 노키아 안방을 빼앗다
뉴스종합| 2013-05-29 11:35
핀란드 휴대전화 점유율 1위 등극



삼성전자가 15년 가까이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지배했던 노키아의 본거지 핀란드마저 석권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지 처음으로 핀란드에서 노키아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및 삼성전자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IDC 집계 결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핀란드에서 21만1000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19만6000대에 그친 노키아를 앞질렀다.

시장점유율에서도 삼성전자는 36%를 기록해 33.5%의 노키아를 2.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1년 전만 해도 노키아의 핀란드 시장점유율은 48%, 삼성전자는 28%로 20%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1년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는 38% 성장했고, 노키아는 반대로 25% 감소했다.

특히 수익성 면에서도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압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키아의 핀란드 판매 실적의 80%는 피처폰인 반면, 삼성전자는 전체의 80%를 스마트폰으로 판매했다. 피처폰보다 가격이 높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월등이 높아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키아는 지속적으로 스마트폰 브랜드 루미아 시리즈를 신규로 선보였으나, 전 세계적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14년간 1위를 기록한 노키아를 꺾고 전체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위 기업에 등극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3억965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3억3560만대의 노키아보다 6000만대 이상 앞섰다. 점유율도 25% 대 21%로 삼성전자가 노키아에 우세했다. 올 1분기 들어 삼성전자는 28%로 늘어났지만, 노키아는 16%에 그쳐 두 기업의 점유율 차이는 10%포인트 이상으로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유럽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스위스 융프라우요흐를 오르는 융프라우 산악철도(Jungfraubahnen)와 함께 삼성전자제품 광고 이미지를 래핑한 브랜드 열차를 선보였다. 열차 외관에 래핑된 이미지에는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4와 미러리스 카메라 NX300, 스마트 TV가 소개되어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노키아 아성이 무너진 결정적 계기는 역시 스마트폰. 지난해 휴대전화 출하량은 전년도보다 1% 증가에 그쳤지만 스마트폰은 35.5%나 상승했다. 이런 흐름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재편되는 시장에 발 빠르게 적응했지만, 노키아는 체질변화 타이밍을 놓친 것이 삼성전자에 주도권을 빼앗긴 결정적 배경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더 나아가 핀란드에 연구기관을 설치해 지난 15년 가까이 휴대전화 1위 기업을 유지한 노키아의 기술력까지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3일 핀란드 에스푸에 새로운 연구기관 SERI(Samsung Electronics Research Institute)를 열고 본격 연구에 들어간다. SERI는 핀란드의 VTT 연구센터와 함께 에너지 효율 기술개발에 대해 협업할 예정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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