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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업은행 지분 블록딜 추진…1조7천억 재원 마련되나
뉴스종합| 2013-06-10 09:59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정부가 8년만에 기업은행 지분 매각에 공개적으로 나섰다.

대규모 국정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때 기업은행 지분 매각 대금으로 1조7000억원을 잡아놨다.

1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이날부터 닷새간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홍콩에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다.

이번 IR은 논딜 로드쇼(Non-Deal Roadshow)다. NDR은 투자유치나 발행 등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잠재 투자자들의 반응을 미리 탐색해 볼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기재부 국장급 관계자가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 정부가 기업은행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투자자를 모색하는 자리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업은행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보통주 기준 기재부의 지분율은 68.6%다. 여기에 정책금융공사(1.9%)와 수출입은행(1.5%) 등을 더한 범정부 지분은 72.3%다.

기재부의 영구 우선주와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의 전환우선주를 감안한 지분율은 기재부 65.4%, 정책금융공사 8.9%, 수출입은행 2.3%으로 범정부 지분율은 76.5%가 된다.

정부의 목표는 주주권 행사에 필요한 지분 50%+1주 이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나머지 지분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적정 가격으로 블록세일(대량매매) 하는 것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석준 기재부 제2차관은 추경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정부에서 50%만 남기고 매각하면 (기업은행 매각대금이) 1조7000억원 정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지분만 매각한다면 주당 1만4000원 이상에 팔아야 1조7000억원이 마련된다. 그러나 지난 주말 종가 기준 기업은행 주가는 1만1950원에 불과하다. 블록딜은 대량으로 거래가 되는 대신 할인율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임을 감안하면 현주가보다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라면 매각대금이 1조5000억원도 되지 않는다.

범정부 지분 전체를 기준으로 지분율 50% 유지를 목표로 하면 1조7000억원 마련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최대 1억4923만주를 매각할 수 있으며, 매각 단가를 현주가 1만1950원으로 잡으면 전체 대금은 1조7832억원이다.

한편 정부의 기업은행 주식 취득단가는 2007년까지는 주당 5000원, 2008~2009년 7355~8642원, 2010년 1만2579원, 2013년 1만1923원이다.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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