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동생이 납치됐다”는 전화, 보이스피싱으로 무시했는데...착신전환 서비스 악용 신종 보이스피싱
뉴스종합| 2013-06-27 11:30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서울에 사는 이모(25) 씨는 지난 20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동생이 납치됐으니 돈을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한 이 씨가 “헛소리말고 끊어라”고 무시하려했지만 상대방은 웃음과 함께 “못믿겠으면 전화해보시던가”라며 배짱을 부렸다. 당황한 이 씨는 전화를 끊고 바로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다름아닌 방금 전화를 건 납치범이라 주장하는 사람의 것. 이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함과 동시에 동생 지인들을 수소문해 동생과 겨우 연락을 할 수 있었다.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일당은 이 씨의 동생 휴대전화에 미리 착신전환서비스(전화가 걸려오면 자동으로 다른 번호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가입해놓고 동생에게 전화를 걸면 자신들의 대포폰으로 연결되도록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일당은 동생의 개인정보를 이용, 통신사 아이디를 해킹해 몰래 착신전환서비스를 가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스미싱, 파밍에 이어 착신전환 서비스를 이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으로 범죄 수법이 진화한 것이다.

범죄자들은 미리 피해자의 인적사항, 통신사 아이디 등을 해킹해 서비스를 가입하고 착신대상 번호를 자신들의 대포폰이나 없는 번호로 설정해놓고 피해자 가족에게 납치전화를 건다.

이에 피해자 가족이 확인전화를 하면 납치사실을 확인해주거나, 아예 연결이 되지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경우 피해자와 직접 연락할 길이 없는 가족들은 꼼짝없이 납치사실을 믿게 될 우려가 있다.

경찰관계자는 “이런 형태의 보이스피싱은 처음”이라며 “통신사 아이디 해킹 등에 대비해 평소 비밀번호를 상시 바꾸거나 본인도 모르는 부가서비스가 가입되진 않았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보이스피싱이 극성을 부리자 이에 대처하기 위한 사용자들의 방비책도 진화하고 있다.

앱스토어에서는 모르는 전화가 걸려오면 전화번호를 분석해주는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앱은 번호가 등록된 상호명은 물론, 해당 번호가 스팸신고가 몇 건이나 들어온 번호인지도 알려줘 의심스러운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아예 받지않을 수 있게 해준다. SK텔레콤은 스미싱을 막기 위해 인증 기업이 발송하는 정상 메시지에는 SK텔레콤의 ‘안심 마크’를 표시하는 안심문자메세지를 개발해 운영중이다.

유혜정 세종 사이버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등 해킹의 피해를 막기위해 개인모두가 보안의 생활화가 필요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tiger@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