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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어딜가든 뭘먹든 내 자유…‘나홀로 여행’ 이 맛에 간다
뉴스종합| 2013-06-28 11:11
여행은 꼭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떠나야 하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면 “글쎄요?”정도다.

최근 나 홀로 떠나는 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다. 경비도 경비지만, 같이 여행을 하는 일행들의 간섭에서 피할 수 있다.

나 홀로 즐겁게 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부터 열차, 배, 숙소 등의 예약까지 하면 그 쏠쏠한 재미에 푹 빠진다. 우르르 몰려가 먹는 음식도 이제는 “No”다. 먹기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철저히 현지식으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묘미도 있다. 과거 패키지 여행을 가봤던 여행객이라면, 끌려가듯 들러야 했던 면세점, 수천㎞ 떨어진 여행지까지 가서 꼭 먹어야 하는 한식 등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나 홀로 여행은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나 혼자 계획하고, 나 혼자 갈 곳을 결정했기 때문에 조금 불편한 것은 오히려 즐거운 고통(?)이다. 동료, 연인, 친구랑 떠났다면 어림도 없다. 꼭 여행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나 혼자 더 구경하고 싶다면 몇 시간이라도 더 걸어서 구경할 수 있다. 패키지 여행이나 동료, 친구들과 간 여행이라면 상상할 수 없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 연인과 여행을 떠났다 헤어졌다는 직장인 강모(33ㆍ여) 씨는 “같이 간 남자친구가 깔끔을 떨고, 결단력을 보이지도 못하고 여행지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참 별로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짧은 여행이었지만 이 사람과 평생을 살 수 없을 거라 생각해 추석 즈음에 헤어졌다”고 말했다.

인터넷 여행사인 인터파크 투어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여행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여행객 중 무려 33%가 나 홀로, 1인 여행객들이다. 10명 중 3명꼴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 홀로 여행객들은 값 비싼 국적기를 이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두 군데 정도 경유하면서 항공 운임을 줄일 수 있는 항공사를 선택한다. 잠시나마 외국 공항에 머물며 이국적인 풍경을 구경하는 맛이 있다고 말하는 여행자들도 있다. 올해 혼자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원 이모(39) 씨는 “나홀로 여행이 처음이라 걱정이 되지만 인터넷에 워낙 많은 정보가 있어 꼼꼼히 챙기고 있다”며 “비용은 가장 적게 들이면서도 싱가포르의 숨겨진 진면모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 홀로 떠나는 여행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다. 연령대도 20~30대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이 더 많은 이유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홀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친구 문화에 익숙해 2명 이상이 여행을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성들은 나 홀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나 홀로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은 해외 도시는 일본 도쿄가 1위다. 홍콩과 오사카가 2~3위다. 이유는 야경과 먹거리가 좋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은 부분도 작용했다.특히 도쿄, 홍콩, 오사카는 여행하기에 항공운임이 저렴하고, 숙박비도 많이 들지 않으며 일본어나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들도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여기에 이들 지역은 쇼핑 천국이라 불린다. 여성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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