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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사회주의 아닌 중국적 자본주의”
라이프| 2013-07-17 11:45
20년간 구상…거의 모든도시 답사
中 향후 30년, 한국 운명과 직결



“중국의 성장은 세계적인 문제이면서 직접적으로 같이 가는 삶을 살아온 한국의 문제이죠. 앞으로 30년은 굉장히 중요한 새로운 국면이 될 것이고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가는지가 국가의 운명과 직결됩니다.”

중국을 무대로 한 새 장편 ‘정글만리’(해냄)를 펴낸 소설가 조정래는 “중국이 2016년께는 미국을 제치고 G1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 전망이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런 21세기 상황에서 우리의 갈 길을 넓고 깊게 모색해보자는 것이 이번 소설의 주제라고 소개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을 통해 한반도의 이념문제와 경제성장의 이면을 그려온 조 씨는 이번 소설에선 상상력의 무대를 중국으로 넓혔다.

소설은 중국을 무대로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5개국의 비즈니스맨들의 경제전쟁, 열정과 야망을 힘있게 그려나가며 중국 사회를 속속들이 해부해 나간다. 특히 일본과 한국, 중국 비즈니스맨들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과거사와 미묘한 감정까지를 세세하게 담아냈다. 관시(關係)와 공무원 부패, 명품열기, 연애풍속 등 현재 중극의 역동적인 모습과 그늘진 구석도 밀도 있게 그려냈다.


그는 “중국 경제를 흔히 ‘중국적 사회주의’라고 부르는데 ‘중국적 자본주의로 부르는 게 맞다”며, 중국의 가장 큰 문제로 관료 당원들의 부정부패를 꼽았다. 이런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다면 중국 공산당은 앞으로 100년 정도는 무사히 갈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그가 이 소설을 구상한 건 20년 전. 1990년대 초 중국을 처음 방문했다가 소련의 갑작스런 몰락과 달리 중국의 건재한 모습을 보고 중국을 무대로 소설을 써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2년 전 그는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가 중국을 여덟 번 답사하며 웬만한 주요 도시는 다 밟았다.

그 여정에서 그는 중국이 소련과 달리 건재했던 비밀을 알아냈다. 그건 농민들의 변화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통해 오늘의 중국을 만들었다고 말하는데 이건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니다”며, 농민들이 단결해서 집단농장 대신 협동농장식의 농사를 짓고 이를 도지사가 허락하면서 자본주의 맛과 힘을 알아간 데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독자층 이탈과 관련해 핸드폰 등의 영향과 함께 작가들의 1인칭 소설작법을 이유로 꼽았다. 철저하게 3인칭 소설을 쓰고 있는 그는 “요즘 소설을 받아보고 읽어나가다보면 10페이지를 못 넘긴다”며 “ ‘나’ ‘나’ ‘나’ 하다 보니 주인공들의 개성이 없어지고 불구가 되고 사적인 얘기로 흘러 독자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조 씨는 앞으로 10년간 1권짜리 장편 2개와 3권짜리 2개 단편집과 산문집을 하나씩 쓸 예정이다. “작품을 끝낼 때마다 다시는 소설 안 쓰겠다고 하면서도 또 다음 구상을 하게 된다”는 그는 “다시 새 작품을 향해 새 길을 떠날 짐을 꾸려야겠다”고 말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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