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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0’ 비판에 작심발언…현오석 컨트롤타워 제역할 찾나
뉴스종합| 2013-07-17 10:56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갑자기 찾았다.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였다. 예정에 없었다.

현 부총리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8가지 현안에 대해 말을 먼저 꺼냈다. 작심 발언이었다. 어조도 강했다. 차근차근 설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예전 모습과 사뭇 달랐다.

그는 최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존재감이 없다는 얘기다. 5년 만에 부활한 박근혜정부 첫 경제부총리인데도 말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맹공을 퍼붓고 있다.

세수 펑크가 이를 잘 보여준다. 추경과 각종 규제 완화책, 무역투자 진흥 대책 등을 쏟아냈는데도, 한국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경제의 더딘 회복으로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현안을 놓고 벌어지는 이견에 대한 해결사 역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취득세율 인하,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지 못해 알맹이가 쏙 빠진 채 발표된 서비스산업 1단계 대책, 지역 공약 이행 여부를 놓고 벌어지는 중앙과 지방 간 갈등,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둘러싼 관련 부처의 견해 차이 등이 대표적이다. 

현 부총리는 원론적인 말을 되풀이했다. 묘수를 찾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취득세율 인하와 관련해 “내년 예산 편성을 할 때까지 결정하겠다”고 했고,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풀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지방 공약은 가급적 추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겠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 여부는 조세 형평과 여행자 편의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기 회복을 위한 화끈한 그 무엇에 대한 질문에 그는 “화끈한 것을 정책적 수단에서도 찾기가 어렵고, 그런 정책에 대한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 부총리는 “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안경을 닦아드려야 하는지…”라고 말한 뒤 “감독이 전면으로 나오는 게 좋은 것인지, 장막 뒤에 있는 게 좋은지 여러 가지로 판단해보겠다”고 했다. 최근 질책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현 부총리는 17일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러시아로 떠난다. 컨트롤타워 역할이 무엇인지 깊은 생각에 빠져들 것 같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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