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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기업 상대 특허 공세 강화...오바마 거부권보다 더 두렵다
뉴스종합| 2013-08-07 08:50
-한국기업, 국제특허 분쟁 1년새 131% 급증. 미국기업 최다 제소국가, 피소가 제소의 6배



[헤럴드경제=이권형(대전)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애플 제품 수입금지 조치 거부권 행사로 특허분쟁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올 상반기 한국기업과 외국기업 간의 국제특허 분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기업과의 분쟁이 가장 많았고 미국 기업에 의한 한국 기업의 피소 건수는 제소 건수보다 6배 이상 많았으며 전기전자, 정보통신 등 대표적 수출 주도 품목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세계적인 경기둔화 속에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특허분쟁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과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7일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의 국제특허 소송 건수는 21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91건에 비해 130.8% 급증했다.

국제특허 소송 건수는 2009년 154건, 2010년 186건, 2011년 280건으로 빠르게 증가하다가 지난해 224건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만 200건을 훌쩍 넘겨 지난해 연간 소송 건수에 육박했다.

국제특허 분쟁에서 한국기업의 피소 건수는 제소 건수보다 훨씬 많았다.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제기된 국제특허 소송 1235건 중 한국기업의 피소 건수는 1015건으로 제소 건수 220건의 5배에 가까웠다.

국적별로는 미국기업과의 분쟁이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과의 분쟁이 882건으로 71.4%를 차지했다. 미국기업의 제소가 762건에 달했던 반면 한국기업의 제소는 120건에 그쳐 한국기업이 미국기업에 피소된 건수가 6배 이상 많았다.

두번째로는 일본 기업과 분쟁이 115건(9.3%)이었고 독일, 대만,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기업과의 분쟁 등이 뒤를 이었다.

올 상반기 기술분야별로는 정보통신분야 분쟁 건수가 91건으로 43.3%를 차지했고 전기전자가 73건(34.8%), 2위로 지난해 연간 49건에서 올해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의 대표적 수출 산업인 전기전자, 정보통신 두 분야의 분쟁 건수가 상반기 국제특허 소송 210건 가운데 164건(78.1)을 차지해 국내 IT기업에 대한 각국의 치열한 견제가 드러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66건, 중소기업이 42건, 연구소와 개인 등 기타가 2건 특허소송에 관계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한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분쟁 사례 중 비소송 사건을 제외하고 국내외 법원에서 다뤄진 국제특허 분쟁 사건만을 모은 것이다. 각국 세관 등에 제소된 사건을 포함하면 실제 소송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난해는 특허분쟁이 다소 줄었지만 최근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소송 전문회사(NPE)의 제소건수가 급증세를 보여 올해 상반기에 특허소송 건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허괴물들이 각 기업들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어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영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특허가 IT분야에 몰려 있고 한국 기업들은 더큰 시장을 찾아 해외로 진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공격을 받게 된다”며 “특허괴물들의 공격은 더 거세질 것이며 특히 융복합 제품이 늘어날수록 특허 문제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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