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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X파일] 건강보험료 月 222만원 내는 그들은 왜 억울해할까요?
뉴스종합| 2013-08-21 11:36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 서울 강남에사는 A 씨. A 씨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올 해 4월까지 32개월 동안 건강보험료 2071만2000원을 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A 씨는 해마다 2~3차례씩 모두 10회에 걸쳐 해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이 A 씨의 재산을 뒤져보니 A 씨는 무려 104억6000만원에 달했습니다.

B 씨도 비슷합니다. 지난 2010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24개월분의 건보료 5321만6000원을 체납한 B 모씨도 이 기간 2회 외국에 다녀왔습니다. B 씨의 재산은 122억원이었습니다. 이렇게 부자인 B 씨는 자기 소유의 자동차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100억원대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고 해외여행까지 다니면서도 건보료를 내지 않고 버티는 일부 체납자들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의 해외출입국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6개월 이상 건보료를 내지 않은 지역가입자는 모두 152만5000세대에 달합니다. 체납 건보료만 1조9791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장기체납자 중에서 4.1%인 6만2404세대는 올해 들어 4월까지 1회 이상 외국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체납한 건보료는 903억원이었습니다.

100회 이상 해외를 드나든 3세대, 51~100회 141세대, 31~50회 87세대, 11~30회 357세대, 2~10회 1만6천659세대, 1회 4만5157세대 등이었습니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연예인 C 씨는 6000cc와 3500cc의 고급 외제 승용차를 두 대나 갖고 있으면서도 311만원의 건보료를 체납한 채 4차례 외국에 다녀오기도 했답니다.

100억대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월 최대 222만원의 건보료를 내지 않는 부자들.

부자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222만원씩 건보료를 내지만, 실제 건강보험 혜택은 월 222만원, 1년 2664만원의 혜택을 받지는 못합니다.

큰 수술을 매달 받을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억울하다” 말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부자들 사이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일부 부자들은 건강보험공단에 전화까지 걸어와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건보료는 사회보험입니다.

부자들이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었던 것이 온건히 자신만의 힘으로 됐을까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시스템이 있었고, 대한민국 다른 국민들의 도움으로 현재의 위치까지 가지 않았을까요?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 때문에 건보료를 많이 낸다고 항변한다면, 그 아버지라는 분이 돈을 많이 벌 수 있어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온건히 그 아버지의 힘으로만 가능했을까요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사람인데, 자기의 주머니에서 매달 수백만원씩 돈을 걷어 가는 게 기분 좋지만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생각을 달리 해야 할 듯합니다.

부자가 되기까지 그들, 부자들을 도와줬던 대한민국의 사회시스템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고, 이제는 그 돈을 조금 사회에 환원하자는 차원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건보료 체납률 0%가 돼 모든 국민들이 건강하게 돈 걱정없이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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