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양건 감사원장 사의 배경, ‘자진 용퇴’에서 ‘인사 갈등’ 쪽으로
뉴스종합| 2013-08-24 19:07
[헤럴드생생뉴스] 양건 감사원장의 전격 사의 표명 이후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양 감사원장의 사의는 처음에는 ‘자진 용퇴’로 받아들여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청와대와의 ‘인사 갈등’ 끝에 물러났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양 원장의 급작스런 사의 표명은 23일 일과가 마무리되고 주말을 앞둔 뒤늦은 시점에 알려졌다. 감사원 내부에서도 미리 예상치 못한 직원들이 대다수였다는 후문이다.

당초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교체설에도 불구하고 헌법에 보장된 임기 보장과 감사원 조직 안정 차원에서 청와대로부터 유임 확약을 받았던 양 감사원장의 사의는 4대강 정치 감사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4대강과 관련해 지난 정부 시절 발표했던 1차 감사결과에서는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했던 감사원이 2차, 3차 때 각각 수문 안전성과 수질관리, 조류대책 문제 등을 지적하고 사실상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추진했다는 감사결과를 공개하면서 정치 감사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결국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내 친이(친이명박)계의 4대강 정치 감사 문제 제기를 우려한 양 감사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을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청와대가 공석중인 차관급 자리인 감사위원에 대선캠프와 인수위에 몸을 담았던 장훈 중앙대 교수를 제청해 줄 것으로 요구했으나 양 감사원장이 이를 거절해 갈등 끝에 물러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영근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24일 “임기 1년 7개월을 남김 양 감사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자 청와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즉시 수리했다”며 “청와대가 공석중인 감사위원직에 모 교수를 앉히려 하자 양 감사원장이 이에 반발해오다 결국 굴복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원이었던 제 사람을 심기 위한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감사원에 대한 정치개입 행위”라며 “청와대는 명명백백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 때에는 대선캠프에서 BBK 대책팀장을 맡았던 은진수 변호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해 정치개입 논란을 불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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