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시입출식통장’ 과장광고 손본다
뉴스종합| 2013-09-03 11:11
은행권 최고 年 3%대 금리 선전
고객손에 쥐는 이자는 훨씬 적어
금감원, 상품설명 의무화 추진
씨티은행 홍보전단 전량 회수도


금융감독원이 최고 금리만 부각해 고객을 현혹해 온 은행권의 수시입출식 통장(보통예금 통장) 판매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최고 3%대의 고금리를 제시하지만 실제로 받는 이자는 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고 금리만 강조한 수시입출식 통장 광고가 고객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시중은행에 상세한 상품 설명을 추가할 것을 지시했다고 3일 밝혔다. 또 정기예금 상품과 같이 수시입출식 통장을 판매할 때도 상품 설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금리 수시입출식 통장을 판매 중인 한국씨티은행은 관련 상품인 ‘쑥쑥 자라는 콩나물 통장’ 홍보물을 전량 회수해 새로 바꾸기로 했다.

이 상품은 기간 수익률이 최고 연 3.4%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콩나물 통장은 처음 입금했을 때 7일간 연 0.1%의 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1주일 단위로 금리를 올려 57일째부터 150일째까지 연 3.4%의 금리를 제공한다. 금리가 계단식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연 수익률을 환산하면 2.6%에 불과하다. 150일이 지나면 금리는 1.0%로 떨어지기 때문에 연 수익률도 떨어진다.

금감원은 이 같은 설명 없이 연 수익률 3.4%만 강조해 고객이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홍보물에 구간별 최고 약정이율과 최고 연수익률을 기재하는 등 상품 설명을 강화하도록 요구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서 판매하는 ‘두드림 통장’과 ‘두드림 2U(투유) 통장’도 마찬가지다. 두드림 투유 통장은 돈을 넣은 뒤 1~30일은 연 0.01%, 31~180일은 연 3.0%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181일부터는 금리가 연 2.3%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수시입출식 통장인데도 금리 수준을 오해해 거액을 넣는 고객이 적지 않은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콩나물 통장의 경우 5000만원 이상 계좌가 전체의 18.6%에 달했다.

금감원은 수시입출식 통장에 대한 상품 설명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서 상품 설명을 하더라도 복잡한 상품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고객들이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객들은 수시입출식 예금도 상품 구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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