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닛산 이어 벤츠까지 무인車 개발 경쟁 ‘후끈’…생존 위한 R&D도 ↑
뉴스종합| 2013-09-09 08:59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무인자동차 시장을 두고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멀리 내다보는 기업들은 단기적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미래 경쟁체제를 갖추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투자도 불사하고 있다.

독일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 다임러 AG 메르세데스-벤츠가 2020년까지 무인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무인차 개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벤츠는 무인차 상용화를 위해 자동 주행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우선 차량이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주행하고, 신호등이 보이거나 자전거가 나타날 경우에만 운전자가 직접 운전대를 잡도록 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무인 주행에 성공하려면 10∼1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벤츠는 교통 정체 시 차량이 스스로 다른 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자동 주행 기능을 S클래스 모델에 탑재하고 있다. BMW도 올 연말 출시되는 i3 전기차 모델에 비슷한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벤츠의 개발 총괄 책임자인 토마스 베버 박사는 “자동 주행 기능을 갖춘 자동차를 시장에 제일 먼저 내놓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뒤 “10년 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인차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벤츠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엔 일본의 닛산도 2020년까지 무인차 판매를 시작해 향후 10∼12년 안에 상용화에 성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올초에는 토요타와 아우디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무인차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콘티넨털도 무인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콘티넨털은 시속 30㎞까지 달릴 수 있는 무인차를 2016년까지, 최고 시속 60㎞인 무인차를 2020년까지 출시하는 등 단계적으로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미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에서 무인차 도로주행실험에 들어간 구글과 손을 잡고 무인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래 생존 전략을 고심하던 자동차 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를 대안으로 삼았다. 무인차나 전기차 등 미래 차종 개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UBS와 로이터 공동조사 자료에 의하면 폭스바겐은 지난 2009년부터 올 연말까지 5년 간 R&D에 510억달러(약 56조원)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부었다. 같은 기간 벤츠와 BMW도 260억달러(약 28조원),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R&D 투자 비용이 증가해 기업들이 부진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 은행의 마이클 틴덜 애널리스트는 “투자를 많이 한 기업들의 미래는 밝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반대로 어두운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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