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대치정국 기름만 끼얹은 ‘3자회동’…잠 못든 김한길… 침묵의 청와대…
뉴스종합| 2013-09-17 11:11
朴대통령과 모든 쟁점서 평행선 재확인
민주 의총선 장외투쟁 장기화 목소리만
靑은 70%대 지지율 자신감에 野 외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3자회동을 했지만 ‘감정의 골’만 더 깊어졌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합의문 도출 실패는 민주당 탓”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민주주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다는 것이 내 결론”이라고 혹평했다. 회담 직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장외투쟁’ 장기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만 높았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국정원 개혁을 비롯해 거의 모든 쟁점에 대해서 이견을 보였다. 김 대표는 ‘문제점’을 지적했고, 박 대통령은 ‘기존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 80분 가까이 진행된 회동은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는 ‘평행선’이었다.

박 대통령은 김 대표의 ‘국정원 개혁 요구’에 대해 “국정원 개혁안은 먼저 국정원법에 따라 국정원에서 스스로 안을 만든 다음에 그 안을 가지고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셀프 개혁’ 비난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의 자체 개혁이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는 왜 국정원 개혁을 하지 않았느냐”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김 대표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자 “지금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거절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찰총장 사퇴 파문과 관련해 김 대표는 “검찰총장 교체를 통해 검찰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한 것은 또 하나의 국기문란”이라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홍경식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는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감찰은 법무부가 할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채 총장에게 진실을 밝힐 기회를 줄 것이며,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사표는 수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민주당이 회담 직후 연 긴급의총에선 ‘장외투쟁’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아쉽게도 민주주의의 밤은 더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고, 전병헌 원내대표는 17일 “민주당의 협력 없이 국정운영이 얼마나 어려운지 똑똑히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는 17일 민주당의 격앙된 반응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70%에 육박할 만큼 높아진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16일 오후 ‘천막’으로 복귀한 김 대표는 ‘혼자 있고 싶다’며 천막 내실로 들어갔지만 늦은 밤까지 잠에 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호ㆍ홍석희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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