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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혜 “모든 것 쏟아 부은 ‘금뚝’, 처음으로 칭찬 많이 들었다”(인터뷰)
엔터테인먼트| 2013-09-26 18:17
얼마 전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씩씩한 캔디 해주가 다시 안방극장을 찾았다. 그는 최근 종영한 ‘금 나와라, 뚝딱!’(이하 금뚝)을 통해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극과 극 성격을 가진 몽희와 유나 역을 맡은 그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최근 서울 강남의 ‘르 뮤제(Le musee)’ 카페에서 만난 한지혜는 ‘메이퀸’ 때와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였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만들었을까. ‘메이퀸’에서 화려한 의상을 입지 못해 아쉬웠다던 그는 ‘금뚝’을 통해서 그 갈증을 해소했는지 궁금해진다.

“‘메이퀸’ 때는 해주라는 캐릭터로 예쁨을 받고 캔디처럼 씩씩하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었죠. 무엇보다 작품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으로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을 준 작품이었어요. ‘금뚝’은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나라는 인물에 있어서 또 다른 뭔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어요. 전보다 감정 표현도 많이 하고 돌직구도 날려가면서 임했던 작품이에요. 아마 유나의 영향을 많이 받았나 봐요. 예쁜 옷요? 다 풀었죠. 하지만 또 다른 부족함이 생기더라고요. 이번 갈증은 다음 작품에서 풀래요.”


확실히 분위기가 변했다. 또 전보다는 성숙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금뚝’의 무엇이 그를 성장하게 만들었을까.

“남들보다 더 많은 분량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죠. 그래도 다시는 못 맡을 역할이니까 처음부터 여한 없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어요. 막상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그 생각을 실행으로 옮겼다는 데 가장 만족하고 있어요. 겉으로 티를 안냈어요 끝까지 나를 믿고 갔던 게 결과적으로도 잘 돼서 개인적으로 많은 의미를 남긴 작품이에요. 이전까지는 ‘낭랑 18세’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 했는데, 이제는 ‘금뚝’이 기억에 남고 1순위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이 된 것 같아요.”

남들보다 많은 신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를 곤란하게 만들었던 건 자신 때문에 지체되는 촬영 시간이었다. 더구나 박순상, 이혜숙, 이경진 등 대선배들이 함께 촬영했기에 그 무게감은 더욱 크게 느껴졌으리라 여겨진다.

“야외에서 한 장면을 찍으려면 최소 3시간 정도가 걸려요. 분장과 메이크업도 그렇고 후반부에는 몽희, 유나가 함께 나오는 신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더욱 지체되기도 했죠. 49~50부에서는 취임식장 장면 등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카메라에 잡히기 때문에 그 부담감이 더욱 컸어요. 몽희와 유나만 나오면 저만 고생하면 되는데,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죠. 그래도 한진희 선생님이 지혜를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씀하시니까 다른 분들도 웃으면서 흔쾌히 양보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쌍둥이 자매를 연기하는데 있어서 그의 남다른 노력이 돋보였다. 전작 ‘아들 녀석들’의 시청률 부진을 이겨낸 것은 한지혜의 공이 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몽희라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많이 하고 신경 썼었죠. 후반부에 들어서서 몽희와 유나가 함께 나왔는데, 대사를 도저히 못 외우겠더라고요. 하나를 외우고 나면 다른 쪽이 기억이 안 나는 등 머릿속에 안 들어왔어요. 그래도 처음에만 어려웠지 나중에는 아이디어가 솟았어요. 한참 방향을 잃고 고민할 때 유나가 돌아왔을 때 기가 막히게 잘 살려보자고 다짐했죠. 마치 단비 같은 존재랄까. 유나는 한 번에 긴 대사를 쳐야 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가지고 임했죠.”

‘금뚝’은 시청률 면에서도 치열한 주말 안방극장 경쟁에서 20%가 넘는 기록을 달성했으며, 한지혜 자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졌다. 이쯤 되면 연말 상에 대한 욕심도 가져볼 만 하지 않을까.

“그렇게 이야기 해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데뷔 이래 처음으로 칭찬도 많이 들었고, 한지혜를 다시 봤다는 이야기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것만 해도 만족스러워요. 물론 연말에 좋은 소식이 있으면 더 좋겠죠?”


자기관리에 유독 엄격한 한지혜는 작품이 끝나면 여행으로 충전을 한다. 그는 이번에도 여행을 통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진다.

“여행지에 가면 좀 더 자유롭잖아요. 다른 사람들도 여유 있게 볼 수 있고 영감도 많이 얻어요. 보고 듣고 느끼는 만큼 다음 작품을 하는데 제 내면을 좀 더 채울 수 있거든요.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요. 더군다나 이번에는 ‘금뚝’에서 많은 걸 쏟아 부어서 더 이상 보여줄 게 없을 거라는 생각에 빨리 나를 채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거든요. 여행은 저에게 있어서 ‘재충전’이자 ‘전환’이에요.”

‘메이퀸’에 이어 ‘금뚝’까지 바쁘게 지내왔던 그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더불어 그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일단은 신나게 잘 놀고 가정으로 돌아가 그이에게 밥도 열심히 해주고 맛있는 저녁도 지어주고 싶어요. 매일매일 신나게 잘 논 다음에 너무 늦지 않게 좋은 작품으로 빨리 복귀해서 다시 한 번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또 다른 한지혜의 모습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어쩌면 ‘금뚝’의 몽희와 유나는 다른 사람이 아닌, 한지혜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들 중 두 가지가 나온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욕심많은 똑순이’ 한지혜가 선보일 또 다른 모습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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