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빌 그로스 “美 디폴트땐 세계금융시장 연쇄 요동”
뉴스종합| 2013-10-02 11:31
미국 정부의 ‘셧다운’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부채 한도 증액 여부에 쏠리고 있다. 17일로(현지시간) 고지된 부채 한도 증액 시한까지 미국 정치권이 예산안과 부채 한도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는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해 더 큰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이라는 경보음이 잇따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셧다운의 영향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오는 17일로 예고된 디폴트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17일까지 현재 16조7000억달러인 부채 한도를 상향조정하는 데에 실패하게 되면 미국 재무부는 당장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국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불가능해지는 디폴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

때문에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지난달 의회에 서한을 보내 부채 한도 증액을 요구하며 “다음달 17일이 지나면 연방정부의 빚을 갚기 위한 보유 현금이 300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져 국채 이자를 갚기 어려워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었던 지난 2011년,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시켰던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있다. 당시 7월 26일부터 8월 12일까지 18일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6조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은 급격히 출렁이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들은 셧다운 직후 고객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디폴트는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다시 심각한 경제 침체와 금융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P도 “(디폴트를 막지 못할 경우) 미국 국채 신용 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낮출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설립자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는 전 세계 금융의 중심”이라며 “미국 정부의 디폴트는 국채 금리에 재앙과 같은 영향을 미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연쇄적으로 요동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로스 CIO는 재무부가 긴급 조치를 취해 디폴트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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