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Fed 테이퍼링에도… “한국 등은 위기에 강할 것”
뉴스종합| 2013-10-08 08:49
연내 혹은 내년 초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단계적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전세계의 우려와는 달리 대다수 국가들이 위기를 잘 넘길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과 호주, 캐나다가 강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충격을 잘 넘길 것이라고 예상하는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 신흥국들도 위기를 잘 극복해 지난 1997년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IMF는 7일(현지시간) ‘변칙적 통화 정책(UMP)의 글로벌 영향과 도전 과제’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Fed가 월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축소함으로써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과 호주, 캐나다가 이런 충격을 비교적 잘 받아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IMF는 변칙적 통화정책인 채권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등을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의 테이퍼링 위기 극복에는 시장변동성 확대나 자본 유출 등에 대한 ‘노출도(exposure)’와 위기 이전 상태로 회복하거나 위험에 버틸 수 있는 ‘탄력성(reliance)’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노출도가 낮다는 점, 캐나다는 노출도가 낮고 탄력성이 높다는 점에서 Fed의 테이퍼링 충격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로 일부 신흥국의 자본 이탈과 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출구전략에 대한 대응이 잘 이뤄지더라도 더 큰 변동성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날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발표하고 Fed의 양적완화 중단이 “국제적으로 심각한 여파”를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신흥국 성장 전망을 낮췄다.

지난 5월 벤 버냉키 Fed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이후 “연내 양적완화 축소를 검토하고 내년 중반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다”고 밝히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그러나 한편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테이퍼링의 여파에도 지난 1997년과 같은 아시아 금융위기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아시아 경제가 전보다 더 강해졌다며 지난 1997년 당시엔 아시아 국가들이 부채와 적자 규모가 컸고 특히 달러화 부채가 많아 위험성이 높았지만, 오늘날엔 “대부분의 지역 경제가 강한 흑자를 보이고 있으며 단기외채에 해당하는 양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외환 보유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와 JP모간체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흥국 외환 보유액은 7조4000억달러로 지난 1997년 6억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성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으며 이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IMF는 이들 국가들이 펀더멘털을 개선하는 사전 조치와 함께 각국 정책 당국이 시장과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하라고 조언했다. 프레데릭 노이만 HSBC 이코노미스트는 “위기는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며 “지금은 1997년이 아니라 2013년”이라고 위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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