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17개) 금리수준별 여신 비중 자료’를 분석해 보면 8월 현재 대기업에 4% 미만 금리로 대출해 주고 있는 은행권 대출실적(건수 기준) 비중은 46.5%다.
같은 금리로 중소기업에 대출해 주고 있는 은행권 실적은 23.1%에 그쳤다. 재무상황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들이 부담이 적은 이자를 내고 대출받는 사례가 대기업보다 50% 정도 적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래프 참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금리 격차도 두달 연속 벌어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은행이 대기업에 빌려준 자금의 평균 대출금리(잔액 기준)는 연 4.81%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5.05%로 0.24%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전월보다 0.01%포인트 확대됐다. 대ㆍ중소기업 간 금리 격차는 지난해 2월 0.55%포인트를 정점으로 올해 6월 0.21%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가 7월에 17개월만에 확대됐다.
여ㆍ수신 거래 규모가 크고 신용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가 같을 수는 없다. 그래도 자생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의 문호를 제도적으로 더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정은 이와 반대로 은행들이 동일한 담보 제공 때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해 온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중소기업이 동일 수준의 담보를 제공하고도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분기별로 은행들의 대출 실적을 점검하고 수시로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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