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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참여 언급 왜 안했나?...자유무역에서 답 찾은 박 대통령
뉴스종합| 2013-10-08 09:57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관심을 끌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싱겁게 끝났다. 당초 ‘TPP 참가 의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던 박근혜 대통령도 TPP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APEC 정상회의 세션 1 선도발언에서 “APEC 내에서는 자유무역을 위한 여러 논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 등이 주도해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미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TPP를 차례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의 궁극적 목표인 아태자유무역지대(FTAAT)라는 큰 강을 향해 RCEP와 TPP 같은 다양한 지류들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일각의 예측과 달리 TPP에 대한 어떠한 관심 표명도 하지 않은 셈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이와관련 “중립적이며 원론적인 애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당초 예상과 달리 TPP 참여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TPP가 가져올 정치적 경제적 후폭풍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등 G2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하는 한국으로선 미국 주도의 TPP와 중국 주도의 RCEP가 경쟁관계로 비춰지는 것에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특히 중국과의 FTA 협상이 속도를 빨리해 2단계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섣부른 TPP 참여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TPP참여 여부는 우리나라 산업 전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내 유관 산업부문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아직 TPP 참여와 관련한 여론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다자회의에서 불쑥 TPP 참여 의사를 밝힐 경우 국내 정치 사회 각 분야에서 큰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청와대 경제라인에서도 “TPP 가입은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는 측면이 많이 있지만, 일부 업종이나 이해관계자에게 예민한 문제가 많아 쉽게 단정하긴 어렵다“면서 ”국회 등에 알리고 국민 공감대가 형성된 뒤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외교가에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정부의 잠정폐쇄(셧다운)에 발목이 잡혀 APEC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도 박 대통령으로선 TPP 출구를 FTAAT에서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멕시코, 페루 등 TPP참여 국가들과 연이어 양자회담을 열고 자유무역협정(FTA) 진전을 집중 논의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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