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금값에 한 방 먹은 버냉키, 중앙은행 5450억달러 증발
뉴스종합| 2013-10-08 12:50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퇴임을 3개월 여 앞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떨어지는 금값 덕분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아무도 금값을 이해할 수 없다”던 버냉키 의장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은 이해할 수 없는 가격 때문에 벌써 5450억달러(약 585조원)를 잃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금값이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Fed는 사상 최대의 금매입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금값 하락으로 인해 매입한 금으로 인한 손실이 54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지난해 중앙은행은 1964년 이래 가장 많은 규모인 535t을 매입했으며 올해는 150억달러를 들여 350t을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다. 금값은 2011년 9월 온스당 1921.15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당시 가격보다 31%나 떨어진 상태다. 현재 금값은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7일 종가기준 1323.23달러다.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은 올해 수익률이 43%나 떨어져 604억달러나 손해를 봤고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역시 260억달러의 손해를 입고 금 관련 ETF상품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매수ㆍ매도가 자유로운 개인투자자와는 달리 국가 경제에 있어 인플레이션 조절, 통화정책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금 매입을 결정하게 된다. 마이클 슈트라우스 커먼펀드그룹 최고투자전략가는 “중앙은행장들은 일반적으로 팔아야만 할 때 사고 사야할 때 팔아왔다”며 “중앙은행은 질나쁜 금 트레이더다”라고 말했다. 그는 “때로 금값은 펀더멘털 요소보다는 감성적인 것에 좌우되기도 해 어려운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금본주의 정책이 중시되던 19세기만 해도 금은 충분한 안전자산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6월 상원의회 은행위원회에서 금의 변동성 때문에 ‘재난 보험’을 위해 매입을 줄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버냉키는 금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그만의 방법을 따르고 있고 지나치게 들떠있다”며 “금은 통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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