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경기부양 강조하는 ‘비둘기파 대모’…테이퍼링 연착륙 시킬까
뉴스종합| 2013-10-10 11:13
역시 ‘비둘기파(성장 중시) 대모’다웠다. ‘포스트 버냉키’ 자리를 꿰찬 재닛 옐런(67)은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새 의장으로 지명받는 자리에서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리세션(경기후퇴)에서 벗어나고 경기회복력을 더 강화하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적완화를 통한 시중 유동성 확대와 초저금리 기조 유지 등 종전의 Fed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옐런은 이 자리에서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 회복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나 많은 국민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가족 생계를 어떻게 꾸려 나갈지 걱정하고 있다”며 “Fed의 의무는 모든 미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Fed가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장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벤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이론을 지원한 옐런이 급격한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미 의회 인준도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20명은 강력한 대항마였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지명이 유력해지자 이례적으로 옐런을 지지하는 서한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바 있다.

옐런은 합의를 중시하는 이론파로 통한다. 특히 1997년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 발탁된 결정적인 요인으로 ‘어려운 용어를 이론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꼽혔다. 남편은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애커로프 교수다. 아들 로버트 애커로프 역시 영국 워릭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옐런의 최대 과제는 테이퍼링 연착륙이다. 지난 4개월간 극적 드라마를 연출한 Fed 의장직 지명은 막을 내렸지만, 전무후무했던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를 안정적으로 축소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대장정이 기다리고 있다. 고용중시ㆍ경기부양을 노래하는 강경 비둘기파인 옐런이 테이퍼링을 실기(失機)하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경제 대통령이자 최초의 여성 Fed 수장인 그의 손에 세계 경제의 명운이 달렸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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