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사무실 없어 길바닥서 허송세월…잘곳도 없어 찜질방등 기웃기웃
뉴스종합| 2013-10-10 11:29
서울~세종시 오가는 일 여전
“회의 참석후엔 갈곳이 없어…
커피숍을 사무실로 이용하기도” 



“커피숍에서 일해보니 좋던데요 뭐, 하하하.”

세종시에 이주한 한 경제부처 국장의 자조섞인 웃음이 세종청사 이전부처 소속 공무원들의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9월 국무총리실이 입주한 이후 세종청사가 들어선 지 1년이 넘었지만 업무 비효율성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서울에도 집무실이 있는 장ㆍ차관과 달리 국ㆍ과장급 이하 직원들은 길바닥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서울~세종을 오가는 일은 줄지 않고 자투리 시간에 마땅히 머무를 곳이 없는 탓이다.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민간 전문가들이 서울에 몰려있어 회의와 같은 공식 행사 장소는 여전히 서울이 압도적이다. 문제는 국ㆍ과장들이 회의 참석 후 갈 곳이 없어 길바닥에서 시간을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기획재정부의 한 국장은 “서울청사에서 회의가 끝나면 청사 내 있을 곳이 없어 근처 커피숍에 가곤 한다”며 “세종청사로 내려가자니 다시 불려올 수도 있어 쉽게 움직일 수도 없다”고 했다.

서울ㆍ과천청사에 스마트워크센터가 있지만 그곳을 이용하려는 공무원이 너무 많아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스마트워크센터도 좋지만 서울청사 등에 작은 회의실을 여러 곳 마련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밤이 되면 사정은 더욱 딱하다. 아침 일찍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 준비 등을 위해 과장이나 사무관 등이 전날 서울에서 밤을 보내야 할 경우 마땅히 잘 곳이 없어 찜질방을 전전한다. 30대 한 남성 사무관은 “남자 1명을 모텔에서 받아주지도 않아 그냥 찜질방에서 잔다”고 했다. 세종시의 밤도 별반 다르지 않아 아직 세종시에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일부 공무원은 밤늦게까지 일하다가 미처 서울에 가지 못할 경우 사우나 혹은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야 한다.

이 같은 비효율에 대해 합리적인 일정 조율이나 스마트행정 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출장’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국회의 협조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일부 부처의 국정감사는 처음으로 세종청사에서 진행된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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