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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교두보 찍은 박 대통령...北ㆍ日 포위하고, 美-中 지분 챙기고
뉴스종합| 2013-10-10 10:12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북한과 일본은 포위하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선 지분을 챙기고...’ 취임 이후 첫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카드는 이렇게 요약된다. 미ㆍ중ㆍ일 3국의 아세안 품기 전략에 박 대통령이 양동작전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셈이다.

지난 9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ASEAN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제의한 ‘한-아세안 안보대화’는 이같은 양동작전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기존 경제ㆍ문화 중심의 협력관계를 군사분야까지 포함한 지역안보 분야로까지 확대함으로써 북한과 일본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와관련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기존의 4강 중심의 외교를 아세안 지역으로까지 확대함에 따라 북한 포위망을 더 촘촘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함께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으로 군사 대국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도 한국과 아세안 지역 국가들의 안보대화는 껄끄러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세안 국가 중에는 그간 북한과 우호관계를 맺거나 김정은 일가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국가들이 많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와의 관계 개선은 북한으로선 상당한 압박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의 북한과 일본 포위 작전은 양자회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양자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잘못된 과거사 인식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아세안 중시 외교는 또 한켠으로는 아세안 지역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등 G2 국가들에게서도 일정부분 지분을 챙기는 효과가 있댜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세안 지역에의 탄탄한 교두보를 확보함으로써 아세안을 자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미ㆍ중 양국 모두 한국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10일 잇따라 열리는 ASEAN+3(한ㆍ중ㆍ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EAS) 정상회의에서 아세안 국가들 주도의 미래비전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강대국들이 참여하면서 미ㆍ중ㆍ일ㆍ러 등 강대국 중심의 전략적 아젠다를 논의하는 자리로 전락한 EAS의 중심은 아세안이라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한국이 아세안과 흉금을 터놓고 애기할 수 있는 신뢰에 기반을 둔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이와관련 “아세안 지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잡힌 외교를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지렛대 역할 뿐 아니라 갈등 관계에 있는 북한과 일본에는 실질적인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에서의 교두보 확보는 한국의 외교 저변을 넓히는 데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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