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단기 증액안도 미봉책…불확실성은 되레 가중
뉴스종합| 2013-10-11 11:33
미국의 6주 ‘시한부’ 단기부채 증액안 소식에 10일(현지시간) 마감된 뉴욕 증시는 올해 최고의 날을 맞았다. 무려 323포인트 올라 올 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만큼 미국 디폴트가 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방증이다.

그러나 장 마감 후 공화당이 제안한 단기 증액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선물시장은 일제히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미 정치권이 단기부채 증액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단기 증액안이 디폴트 국면을 되레 장기화해 시장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셧다운 부작용 속출=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8% 오른 1만5126.07에서 거래를 마쳤다. 심리적 지지선인 1만5000선을 4영업일 만에 회복했다. 다우지수는 1일 시작된 미 연방정부 셧다운 이후 지난 9일까지 389포인트가 빠졌다. 친(親)월가의 재닛 옐런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지명됐다는 소식도 큰 호재가 되지 못했다.

2주째 계속된 셧다운 폐해는 노동시장을 강타했다. 지난주 새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은 37만4000명으로 전주보다 6만6000명 증가했다. 31만1000명을 점쳤던 시장전문가들의 예측치를 훨씬 웃돌았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셧다운이 오래갈수록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기증액안 藥? 毒?=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단기 증액안을 거부했다”면서도 “양측이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며 단기 증액안이 교착상태를 푸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노무라증권의 미국 신용등급 전략가인 제퍼리 영을 인용해 “워싱턴의 진전은 전형적인 ‘미루기’ 수법”이라며 “많은 불확실성 때문에 금융시장 분위기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이치생명연구소의 후지시로 고이치 이코노미스트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미국의 디폴트 문제가 몇 주, 몇 달 연기될수록 주가 하락과 달러 약세 위험은 고조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2011년 트라우마도 잊지 않고 있다. 당시 미 정치권은 치열한 공방 끝에 7월 말 부채 상한 증액에 합의했지만, 직후 8월 5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해 세계 증시를 패닉에 빠뜨렸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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