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노벨상 마피아’ 시카고학파, 신자유주의는 옛말
뉴스종합| 2013-10-15 10:09
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 세 명 가운데 두 명도 미국 시카고대 교수진에서 나와 ‘시카고학파’의 저력을 재확인시켰다.

영광의 주인공은 유진 파마(74)와 라스 피터 핸슨(61) 교수다. 이들은 주식과 채권 등 자산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가설과 통계 분석 도구를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예를 안았다.

시카고대는 지난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자유주의 학문 그룹인 시카고학파가 태동된 곳으로 유명하다.

신자유주의는 시장 실패에 대한 정부 개입을 중시하는 존 메니어드 케인스의 경제이념과 반대로 정부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시장의 자유를 강조한다. 이 이념은 지난 1970∼80년대 미국 레이건 정부와 영국의 대처 정부가 정권 운용의 철학적 토대로 삼아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노믹스’로 발전시키며 한 시대를 지배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점에서 봤을 때 파마 교수와 핸슨 교수의 연구 분야는 전통적인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난 색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처럼 시카고학파가 신자유주의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 학파에 속한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는 신자유주의 학설과 관계없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고 15일 AFP통신이 전했다.

이날 프린스턴대 교수 출신의 피터 크루설 노벨경제학위원장은 시카고학파의 잦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번 수상자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연구 영역에서 끈질기게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추구한 다른 리그의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사상적 학맥으로 이들을 얽어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퍼 스트롬버그 스톡홀름경제대 교수도 “시카고대가 정치적으로 시장의 자유와 같은 것으로 더러 평판을 얻고 있으나 그것은 1960년대와 1970년에나 들어맞을 법한 얘기이지, 오늘날 모든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촌평했다.

그는 또 “시카고대의 열성적인 연구자들을 보면 매우 폭넓은 관점을 가진 광범위한 스펙트럼의 경제학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1969년 시상이 시작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74명 가운데 12명이 시카고학파로 분류된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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