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공포지수 새 안전자산, 금은 옛말
뉴스종합| 2013-10-17 16:03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금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혀왔던 시대가 저물고, 공포지수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포지수를 활용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이 보도했다.

보름 넘게 이어졌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와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유례없이 점증됐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 가격은 외려 떨어지며 시장이 조용한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의 셧다운을 목전에 둔 지난달 3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현물가격은 트라이온스당 1327.55달러였지만, 16일엔 1281.60달러로 주저앉았다. 17일 동안 3.46%나 떨어진 것이다.

통상 경제 리스크가 커질수록 투자 자금이 몰려 가격이 오르는 안전자산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최근 금의 가격 변동은 금을 더이상 안전자산으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대신 시카고 옵션 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지수ㆍVolatility Index) 등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공포지수로 통하는 증시 변동지수들이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금융시장 지수제공업체인 네이션스셰어즈(NationsShares)의 스콧 네이션스 회장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경제 위기에 대비해 헤지 목적으로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을 보유하는 일의 가치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며 “VIX지수 등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지수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VIX 지수는 CBOE에서 거래되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옵션의 향후 30일 간의 변동성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되는 투자기대 지수로, 이 지수가 높을수록 증시의 등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최근 뉴욕 주식시장의 트레이더들은 VIX 지수가 S&P500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이용, 증시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VIX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ㆍ옵션 상품의 단기 매수ㆍ매도를 통해 하락장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이다.

네이션스 회장은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고조됐던 지난 8일 하루 동안에만 178만개의 VIX옵션 상품이 시장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VIX 헤지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미즈호 은행의 비시누 바라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며 “하지만 VIX 등의 변동성 지수가 세계 경제의 리스크에 대비하는 안전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우려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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