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내 회사 다시 내 손으로…” 재인수 팔걷은 창업주들
뉴스종합| 2013-10-18 11:28
매각난항 블랙베리 창업주들 인수 고려
마이클 델, 델컴퓨터 회생위해 대수술


기업이 창업주의 운명과 언제나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처럼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전문 경영인의 손에 맡기는 경우도 있겠지만, 애써 키워온 회사를 한순간에 다른 사람의 손에 넘겨야 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그러나 매각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자 회생을 위해 창업주들이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CNN머니는 블랙베리와 델컴퓨터, 베스트바이, 반스앤노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회생시키기 위해 창업주들이 재인수에 나서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1984년 마이크 라자리디스와 더글러스 프레긴이 설립한 블랙베리(옛 리서치인모션ㆍRIM)는 한때 스마트폰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밀리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2008년 830억달러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현재 42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캐나다의 페어팩스 파이낸셜이 47억달러에 블랙베리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페어팩스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그러자 창업주인 라자리디스와 프레긴은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들이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현재 이들의 지분은 8% 뿐이지만 향후 나머지 92%를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델컴퓨터 설립자 마이클 델.

컴퓨터 제조회사 델의 설립자 마이클 델 역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분을 늘려가다 지난달 회사 재인수에 성공했다. 스마트기기 등의 영향으로 개인용 컴퓨터 판매량이 최근 둔화되는 추세를 감안, 델은 단순 컴퓨터 판매에서 벗어나 서버나 데이터 저장사업 등 기업 솔루션,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와 모바일 분야 등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델 창업자는 249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 지분 75%를 확보했고 이달 말께 상장폐지 수순을 밟아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대수술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리처드 슐츠 베스트바이 설립자는 그가 1966년 설립한 전자제품 유통업체가 온라인 유통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자 회사를 직접 사들일 방법을 모색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대신 지난 3월 베스트바이의 명예 회장으로 복귀했다.

미국 내 최대의 서점 체인점인 반스앤노블은 아마존의 전자책 때문에 경쟁력을 잃고 점포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자 지난 2월 설립자인 레너드 리지오는 자사 브랜드의 675개 매장을 사들이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직은 보류한 상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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