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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의 날’…동전 찬밥신세에 저금통 인기도 덩달아 시들
뉴스종합| 2013-10-29 10:03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카드 소비가 많아지고 청소년들의 용돈 문화가 달라지면서 과거 각 가정의 필수품처럼 여겨졌던 돼지저금통의 인기도 덩달아 시들해졌다. 현금을 쓰면서, 남는 동전을 저금통에 모아 저축을 하는 풍경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은행에서도 동전교환기를 찾는 손님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세태로 인해 가장 큰 직격탄을 받은 곳은 저금통 제조업체다. 한때 ‘저금통’ 하나로 잘나갔던 김상곤(45) 와룡산업 대표는 저금통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장본인이다.

29일 ‘저축의 날’을 맞아 그는 “1997년 처음 저금통 만드는 일을 시작해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전성기를 누렸다”면서 “2006년 황금돼지해에 정점을 찍은 이후로 저금통 제조는 사양산업이 됐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김 대표는 “적어도 월 7000만~1억원 정도의 매출이 담보돼야 저금통 하나로 먹고살 수 있는데, 지금은 저금통 매출이 월 500만원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인기 드라마의 ‘핑크돼지’, 대통령선거 때 사용된 ‘희망돼지저금통’, 황금돼지해 특수 등 돼지저금통이 일시적으로 붐을 일으키면서 재미를 본 적도 있었지만 ‘저금통 제조업체’의 명맥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과거 한 달 60만~70만원이면 충분했던 1인당 인건비가 배 이상 올랐고, 500원 내외였던 원자재 가격도 2000원에 이르면서 저금통 판매로 인한 이윤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와룡산업 역시 훌라후프 등 수출용 스포츠용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가내수공업으로 소량 만드는 두세 곳이 겨우 남아 있지만 이마저도 곧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관계자는 “매년 5월 범국민 동전교환운동이 실시되고 있지만, 워낙 카드 사용이 보편화돼서 동전 유통 자체가 활발하지 않다”면서 “잠자고 있는 동전의 유통을 위해 각 은행이나 공공기관에는 저금통 대신 기부용 동전 모금함이 비치돼 있다”고 전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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