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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發 내란음모가 결정타…진보당, 존폐 벼랑끝 서다
뉴스종합| 2013-11-05 11:34
RO사건 뿐아니라 정당강령 까지 거론
헌재 판결따른 정치적 파장 커질 가능성
대통령 부재중 일사천리 처리는 논란




정부가 헌정 사상 최초로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결정한 것은 통합진보당 핵심 관계자들의 시대착오적 이적행위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현역 국회의원이 포함된 반국가 행위가 국정원과 검찰에 적발되면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결과인 셈이다. 다만 정부가 ‘이석기 등 RO 내란음모 사태’ 외에 진보당의 강령을 문제 삼은 점과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과 관련된 사안을 헌법재판소로 가져간 점, 그리고 대통령 부재 중 긴급 안건으로 심판청구권을 기습처리한 점은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5일 ‘강령이나 목적이 헌법에 위배, 핵심세력인 RO(혁명조직) 내란음모 등이 북한 대남혁명 전략을 따르고 있다’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헙법 제8조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다’ 이다.

이석기 의원 등 진보당핵심 관계자들은 지난 3~5월 2차례에 걸쳐 유사 시 국가 주요시설을 공격ㆍ점령하고, 주요 인사들에 대한 암살 계획을 세운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말 국정원과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9월에 구속수감됐다. 현역의원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체포도 이석기 의원이 처음이다.

워낙 엄중하다 보니 9월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은 여야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고, 이념적 성격을 띤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쟁마져 힘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5일 해산심판 청구에 ‘RO’사건뿐 아니라, 정당의 강령도 문제 삼음으로써 헌재 판결에 따른 정치적 파장이 커질 가능성은 높아졌다. 행정부가 입법부에 속하는 진보당의 강령에 대한 적극적인 판단을 한 것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간접적인 압박이 될 수 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을 진보당과 연계해 치렀다.

이 같은 민감한 관계 때문에 민주당은 당장 해산심판 청구를 문제 삼는 대신 절차와 시기로 정부와 새누리당에 반격할 태세다.

5일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정당에 대한 위헌심판 청구도 민주주의의 성숙도와 국민의 눈높이, 선거제도의 올바른 작동여부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는데 이번 국무회의의 상정이나 처리과정이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나치게 조급하게 처리된 점 또한 되짚어 볼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인데 정부가 특정정당의 해산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것 같다”고 했고, 같은 당 신경민 의원도 “헌재가 어떤 결정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진행되는 형사재판과 연계가 돼 있다”고 우려했다.

헌법재판소가 ‘이석기 사태’에 대한 사실상의 법적 판단을 내릴 경우, 일반 법원이 이와 배치되는 판결을 내놓을 수 있느냐는 논란이 가능하다.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심판 판결은 사건이 접수된 후 180일 이내에 내놓아야 한다. 따라서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의 대법원 최종판결 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소 판결은 헌법에 근거한 것이며, 대법원 판결은 구체적인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향후 정국은 다시 한 번 색깔론 공방에 몰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석기 의원의 시대착오적 행태, 우리 사회 대부분의 상식과 어긋나는 통합진보당의 강령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는 데 이견이 없다. 사진은 지난 9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법에 출석하고 있는 이석기 의원. [헤럴드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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