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일반적으로 ‘입원제비용’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에 가입하면 입원치료 중 발생한 제반비용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입원중 의사 처방을 받아 의료기를 구입한 경우, 퇴원 후 사용할 목적인 것이 명백하면 이에 해당하지 않아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입원중 구입한 양압기 비용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한 가입자 나모(52) 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 합의부로 되돌려 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양압기는 환자가 잠을 자는 동안 마스크처럼 코에 착용해 사용하는 의료기구인 점에서 피고는 퇴원 후 자신의 주거에서 사용하려 양압기를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피고가 입원기간 중 의사의 처방에 따라 양압기를 구입해 의사의 지도하에 사용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양압기를 이용해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볼 수 없어 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나 씨는 2005년 12월 삼성화재해상보험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2009년 9월 수면성 무호흡 장애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던 중 의사 처방에 따라 양압기를 구입해 의사의 지도하에 사용해본 뒤 다음 날 퇴원했다.

이후 삼성화재해상보험은 나 씨가 양압기 구입비용 195만원을 청구하자 지급을 거절하고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나 씨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입원기간 중에 구입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