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안철수 또 ‘安개속 화법’?… 與ㆍ野 속셈은 ‘제각각’
뉴스종합| 2013-11-25 10:28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또다시 특유의 ‘안개 화법’, ‘아리송 화법’으로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오는 28일 ‘정치세력화’ 는 밝히겠지만, ‘창당’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간 정치권에서 ‘정치세력화’는 ‘창당’의 다른 말이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과의 연대가 절실한 민주당이나, 민주당과 안 의원간 경쟁을 바라는 새누리당이나 혼란 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안 의원측 핵심관계자는 2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28일) 발표 내용을 현재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정치세력화가 왜 필요한지. 어떤 정당이 필요한 지에 대한 얘기가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4월 국회의원이 된 이후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내일)’을 중심으로 실행위원을 영입하고, 지역조직도 만들어왔다. 오는 28일 ‘발표’는 그간의 정치세력화와 앞으로 추구할 정치세력화가 어떻게 달라질 지에 언급이 있어야 한다. 정치권은 이를 ‘창당’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안 의원측은 ‘신당’ 또는 ‘창당’ 단어를 발표 당일 사용치 않을 전망이다. ‘신당 창당’이 ‘구태 프레임’ 묶일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28일은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날이 아니라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자리”라고 말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정치세력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씀하시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만 했다.

이러자 창당 선언을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내부에서 ‘창당론’과 ‘창당순연론’이 맞부딪히다보니 ‘세력화’라는 애매한 단어가 선택됐다는 분석이다. 창당론은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면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세력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인 반면, ‘순연론’은 인물난을 근거로 2016년 총선 전 창당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일단 민주당은 안 의원의 창당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특검 수용’으로 뭉쳐진 ‘국민행동’을 통해 안 의원과의 ‘끈’을 지속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이 야권분열에 따른 ‘어부지리’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역력하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야권이 분열하면 이익이 새누리당에 간다. 안 의원이 창당 하더라도 연대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민주당 속내를 잘 아는 새누리당은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를 계기로 민주당과의 경쟁구도를 부각시켜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당 지지율이 23.5%로 13.5%인 민주당 보다 높았다”며 “(민주당이) 강경투쟁으로 얻을 것은 자멸밖에 없다는 충고를 새겨 들으라”고 몰아부쳤다. 안 의원의 신당과 민주당 지지율의 비교를 통해 야권의 분열을 부추기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홍석희ㆍ이정아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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