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영남의원들과 민주당 호남의원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生家)를 교차방문한다. 또 여야 영ㆍ호남 의원들로 구성된 동서화합포럼을 만들고, 국회 내에 국민대통합특위 설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동서화합의 상징인 88고속도로도 조기 완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새누리ㆍ민주 양당 영ㆍ호남 출신 의원들은 2일 국회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이 같은 4개 사항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중 영남 출신 의원들이 전남 신안의 김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3월 중 호남 출신 의원들이 경북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할 예정이다. 두 대통령 생가를 양당이 교차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서화합포럼은 새누리당 영남의원들의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때 출범을 위한 모임도 함께 갖고 2월 중 출범키로 했다. 동서화합포럼에는 양당 영ㆍ호남 의원들이 모두 참석하며 새누리당에서는 이철우 경북도당위원장이, 민주당에서는 이윤석 전남도당위원장이 간사를 맡기로 했다. 포럼에는 향후 대구와 광주지역 의원들도 참여시켜 국회 내 국민대통합특위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날 영ㆍ호남 의원들은 첫 만남에서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88고속도로 대구~광주 구간 확장사업을 조기 완공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 밖에도 영ㆍ호남 의원들은 두 전직 대통령 생가 교차방문 때 양 지역 국책사업현장도 함께 방문해 예산지원 필요성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새누리당 경북도당 이철우 위원장은 “국회 갈등이 너무 심해서 국민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전남, 경북이 각 당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합치고 허심탄회하게 노력하다 보면 다른 것도 풀리지 않겠느냐”고 덕담을 했다.
한편 이날 양당 영ㆍ호남 좌장 격으로 참석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뼈 있는 한마디씩을 주고받았다. 박 의원은 “경북에 배정되는 예산 3분의 2 정도는 전남에 배려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꼭 부탁한다”고 던졌고, 최 의원은 “정국이 꽉 막혀 있는데 전남 의원들만 도와줘도 돌파구가 뚫린다”고 받아쳤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