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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로 부각된 최룡해, 포스트 장성택 될까
뉴스종합| 2013-12-04 10:39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정보당국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이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의 권력쟁탈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장성택-최룡해’로 이어지는 북한의 3각형 권력구도가 ‘김정은-최룡해’ 양대축으로 변화될 공산이 커진 셈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장성택의 실각으로 장성택과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최룡해에 무게중심이 쏠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룡해는 ‘빨치산 2세대’로 대를 이어가며 북한 김씨 왕조에 충성을 다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최룡해가 ‘포스트 장성택’의 자리를 꾀찰 공산이 크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로 장성택이 북한의 정치무대에서 퇴장하게 돼 북한 지도부에선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사실상 제2인자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권력 구도에서 최룡해의 등장은 김정은 시대의 개막 연장선상에 있다. 김일성의 빨치산 전우인 최현의 차남인 최룡해는 사회주의노동청년연맹(사로청)에서 위원장과 제1버서를 역임했다. 그러던 그가 전면에 나선 것은 지난 2010년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공식지명 되면서다. 당시 최룡해는 조선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의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고, 대장 계급도 처음 달았다.

이듬해 2011년 12월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최룡해의 활동 반경도 넓어졌다. 최룡해는 그해 4월에 열린 4차 당 대표자회의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특히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하면서 군의 핵심 실세 요직인 총정치국장에 발탁됐다.

북한 소식통들은 최룡해가 전면에 나서는 과정에서 장성택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일각에서 장성택이 사실상 명실상부한 제2인자이고, 최룡해는 장성택의 ‘아바타’라는 애기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룡해는 군총정치국장에 임명된 후 자신의 인맥을 요직에 심으며 군부를 장악해 나가 장성택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룡해는 3차 핵실험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장성택으로 대별되는 기존 척신세력과 대척점에 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수 승진 8개월만인 지난해 12월 대장으로 강등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보기관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국제사회의 핵 포기 요구에 북한이 장거리 로켓과 핵실험 등 강공 일변도로 맞서다 체제 고립과 경제재 등 화를 더 자초하자 그 책임을 놓고 양측간 권력 암투가 벌어졌었다”고 말했다.

최룡해는 그러나 올 2월에는 차수로 복귀했고, 지난 5월말엔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대외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올 상반기엔 김정은의 공개활동 수행 횟수에서 장성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해 최룡해 중심으로 권력추가 이동되고 있다고 관측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룡해가 실상부한 2인자로 자리를 굳히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최룡해가 군인이기는 하지만 군 경력이 일천하다. 최룡해는 당ㆍ정ㆍ군 기반이 없어서 자기 사람이나 자기 세력이 없다”며 “최룡해는 장성택 도움으로 권력 내부로 진입했기 때문에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탈북자 출신의 1호 북한학 박사 김병욱 박사는 “최룡해는 김정은과 잘 맞기는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떤 장성택과는 다르다”며 “새로운 2인자가 되기는 힘들 것이다”고 진단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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