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5일 ”이들의 구체적 죄명은 월권, 분파행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리용하와 장수길은 ‘장성택의 뒤에 숨어서 당 위의 당으로, 내각 위의 내각으로 군림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경제과업 관찰 및 군사 분야에까지 관여하려 책동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리룡하와 장수길의 죄명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최룡해 총정치국장과의 파워게임에서 장성택이 밀려 난 것이 아니라, 실상은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에 대한 역린을 도모했다는 것이다. 장성택이 ‘섭정왕’에서 ‘진짜 왕’이 되려한 셈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일위 긴급간담회에 출석해 장성택의 실각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권력투쟁과는 관련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안보당국과 정통한 대북 소식통 역시 이와관련 “최근 장성택이 공공연하게 김정은을 겨냥해 노골적인 비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성택이 맡고 있던 당중앙위원회 행정부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면서 조직지도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등 ‘당 위의 당, 내각 위의 내각'으로 군림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확인했다.
이와함께 리용하와 장수길의 공개처형 시기는 11월 29일 김정은의 양강도 삼지연군 방문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의 처형은 김정은의 특별 지시에 따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서 이뤄졌으며, 장성택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은 앞서 지난 2004년에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다가 ’권력욕에 의한 분파행위‘를 이유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고 2년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복권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히 월권과 분파행위라는 죄목 외에 사실상 김정은 권력에 대한 역린을 뜻하는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가 덧붙여졌다는 점에서 일각의 장성택 제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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