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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공포에 한산하던 자갈치시장 오랜만에 활기,
뉴스종합| 2013-12-05 14:17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이렇게 북적북적해야 자갈치시장 답다 아입니꺼. 손님들도 찾아오고 돈도 벌고, 이제야 자갈치 아지매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습니더.”

자갈치시장에서 30년간 생선구이 전문점을 운영해온 장영순(60세ㆍ여) 씨가 밝은 얼굴로 손님들을 맞았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사태로 시민들이 수산물 소비를 꺼렸던 자갈치시장은 한동안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겨 썰렁하기만 했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자갈치시장에 다시금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부산어패류처리조합 관계자는 지난 주말 자갈치시장을 찾은 손님과 관광객 수가 방사능 사태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됐다고 5일 밝혔다. 주말에 자갈치시장을 지나기 위해선 예전처럼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헤집고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수산물 판매를 주로하는 시장 상인들의 매출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시장 좌우로 줄줄이 늘어선 꼼장어집들은 오후가되면서 손님들의 발길로 분주했다. 시장 회센터에도 싱싱한 회를 맛보기 위해 찾아든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생선을 파는 난전에서는 일본산이 주류를 이루는 명태를 제외하고는 갈치나 고등어, 오징어, 조개 등의 매출은 완전히 회복됐다.

이처럼 자갈치시장이 활기찬 분위기를 되찾은 이유는 인근에 개통된 영도다리 영향이 컷다. 특히 옛 모습대로 다리 상판을 들어 올리는 기능을 복원한 영도대교가 재개통되면서 주말과 휴일에는 손님이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도다리 개통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자갈치시장 상인들인 셈이다.

지난달 27일 개통식 이후, 매일 낮 12시에는 영도다리가 들어올려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인근 자갈치시장을 찾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는 영도다리를 보기위해 몰려든 인파로 자갈치시장 인근 관람장소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영도다리의 추억을 목도한 사람들은 또다른 옛 기억을 더듬어 자갈치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점심시간에 맞춰 허기진 배도 채우고 자갈치시장에서 파는 수산물도 구입하기 위해서다.

이날 가족들과 자갈치시장을 찾은 최성호(43) 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영도다리를 구경하기 위해 모처럼 자갈치시장에 나왔다”며 “시장에 온 김에 다양한 수산물도 구입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자갈치시장을 관리하는 부산어패류처리조합 금봉달 본부장은 “가게마다 매출이 방사능 사태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고 있다”며 “영도대교 개통으로 시민과 관광객이자갈치시장을 많이 찾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영도다리 효과를 보는 시장은 자갈치시장 만은 아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에도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평깡통시장이 전국 최초의 야시장으로 모습을 바꾼 이후 과거 명성을 되찾고 있다.

저녁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부평깡통시장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수공예품 등이 놓인 30여개의 판매대마다 손님이 북적댔다.

호떡과 단팥죽 등 기존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음식 외에도 색다른 외국음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면서 기다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김종열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회장은 “추운 날씨 탓에 손님들이 줄어들까 걱정했는데 영도다리 개통 이후에 장사가 더 잘된다”며 “야시장에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상인들의 매출이 2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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