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장성택 사형 왜?...소왕국, 군사정변, 김정은에 사사건건 반대
뉴스종합| 2013-12-13 10:04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숙청된 지 나흘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 북한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신의 소왕국을 건설하는 한편 군사정변 등을 통해 북한에 신(新) 정권을 세우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를 전복하고 새로운 북한을 도모하는 “만고역적”의 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특히 나흘만에 속전속결로 사형이라는 극한 처형까지 이뤄진 데엔 장성택이 ‘경제 와해→북한 붕괴 직전 경제기관들을 내각에 집중→장성택 내각접수(내각총리)→군사정변’ 등으로 이어지는 쿠테타를 기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장성택 소왕국 “1번 동지”=장성택의 처형 배경에는 우선 장성택이 자신만의 소왕국을 만들고 자신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와관련 특별군사재판의 판결을 보도하면서 “제 놈이 있던 부서를 그 누구도 다치지 못하는 ‘소왕국’으로 만들어 놓았다”며 “전과자, 경력에 문제가 있는자, 불평불만을 가진자들을 체계적으로 자기 주위에 규합하고는 그 위에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군림하였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행정부를 ‘장성택 소왕국’의 컨트롤타워로 만들고, 장성택을 추종하는 무리를 북한 전 사회적으로 조직했다는 것이다. 특히 장성택 자신을 김정은 보다 위에 있는 “특수한 존재“로 우상화 하는 작업까지 진행했다는 측면에서 전면적인 김정은 체제 전복에 앞서 이미 북한 사회 내에 또 다른 왕국을 세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9일 북한이 장성택을 숙청하면서 “장성택은 앞에서는 당과 수령을 받드는 척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동상이몽, 양봉음위(陽奉陰違ㆍ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마음속으로 배반함)하는 종파적 행위를 일삼았다”고 보도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그간 장성택이 ‘당 위의 당, 내각 위의 내각’을 도모하려 했다는 관측들이 나왔던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군사정변까지...쿠테타 시나리오 획책=김정은이 당초 예상을 깨고 장성택에 대한 속전속결 사형까지 집행한 데에는 장성택이 자신의 권력을 찬탈하기 위한 구체적인 쿠테타 시나리오까지 만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별군사재판의 판결문을 분석해보면 장성택은 투트랙 전략으로 쿠테타를 기도한 것으로 보인다. 군을 규합해 반(反) 김정은 군사정변을 일으키는 한편, 경제와해를 통해 북한 사회의 혼란과 동요를 일으키려 했다는 것이다.

중앙통신은 ”군대를 동원하면 정변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어리석게 타산하면서 인민군대에까지 마수를 뻗치려고 집요하게 책동했다”고 보도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특히 장성택은 “일정한 시기에 가서 경제가 완전히 주저않고 국가가 붕괴직전에 이르면 내가 있던 부서와 모든 경제기관들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가 총리를 하려고 했다”며 “내가 총리가 된 다음에는 지금까지 여러가지 명목으로 확보한 막대한 자금으로 일정하게 생활문제를 풀어주면 인민들과 군대는 나의 만세를 부를 것이며 정변은 순조롭게 성사될 것으로 타산하였다“고 진술해 구체적인 쿠테타 시나리오를 도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0년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처형된 박남기 전 노동당 부장의 배후조종자로 장성택을 지목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정은에 사사건건 반대하고...비밀자금까지=이와함께 장성택이 김정은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한편, 쿠테타 자금으로 자신만의 비밀자금까지 구성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통신은 이와관련 장성택이 김정은이 세워놓은 국가기구체계, 국가건설감독기구, 수도건설 등 김정은의 통치행위에 사사건건 반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중요건설단위들을 심복들에게 넘겨주어 돈벌이를 하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평양시건설을 고의적으로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중앙통신은 또 “장성택은 수중에 비밀기관을 만들어놓고는 국가의 법은 안중에도 없이 은행에서 거액의 자금을 빼내어 귀금속을 사들임으로써 국가의 재정관리체계에 커다란 혼란을 조성하는 반국가범죄행위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장성택이 자신만의 비밀금고를 만들기 위해 ‘김씨 왕조’의 비자금에도 손을 댔다는 것이다.

shindw@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