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TV
[2013 방송결산]KBS, 격차심한 희비..'냉탕과 온탕사이'
엔터테인먼트| 2013-12-25 12:59
2013년이 서서히 마무리 되고 있다. 어느새 주위는 새해를 맞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저물어 가는 2013년을 돌아보며, 올 한해 KBS(한국방송공사)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살펴봤다.

KBS1에서 방영되는 일일극과 KBS2 주말극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높은 시청률과 관심을 얻었다. 그러나 정작 월화, 수목극은 연일 최저시청률을 기록하며 '꼴찌' 굴욕을 벗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예능프로그램은 냉탕과 온탕을 넘나들었다. '베끼기' 오명을 썼고, '폐지'의 압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공익성을 강조한 예능프로그램의 선전에는 주목해야 한다. 특히 최근 되살아난 '1박2일'에 대한 기대도 크다.


◆ 일일-주말극 강세와 골든타임은 사상 최저

KBS의 2013년 드라마 성적은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은 작품을 먼저 살펴보면, 김혜수의 안방복귀로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직장의 신'과 하반기 KBS를 살린 최고의 작품 '비밀', '시청률의 제왕'이라 불리는 주원과 문채원의 호흡이 돋보인 '굿 닥터', 이종석과 김우빈을 발견한 '학교 2013' 등을 꼽을 수 있다.

먼저 '직장의 신'은 몸을 사리지 않는 김혜수의 열연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다. 일본 원작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김혜수는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캐릭터와 드라마를 재탄생시켰다. 특히 빨간 내복을 입고 다리 찢기를 시도하고, 휘황찬란한 탬버린 실력으로 회식 자리를 압도, 메주 탈을 뒤집어 쓰고 아이들을 웃게 하는 등 전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김혜수의 변신은 시청자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비밀'.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방영된 이 드라마는 정통 멜로로 네 남녀의 지독한 사랑을 담아냈다. 황정음, 지성, 배수빈, 이다희 등 최근 모든 드라마에 있다는 '아이돌 스타' 없이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얄팍한 술수를 쓰지 않고, 정공법을 택한 '비밀'은 점점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 시작, 동시간대 1위를 굳건히 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작품을 통해 황정음은 연기자로서의 능력을 완전히 인정받았다.

다음은 주원, 문채원의 '굿 닥터'는 드라마처럼 은은한 향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대학병원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시온(주원), 그런 그에게 서서히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윤서(문채원 분)의 관계를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 주원과 문채원의 호연과 두 사람의 첫 호흡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고, 등장인물들의 서포터 역시 '굿 닥터'를 살리는 일등공신이었다.

끝으로 현재의 이종석과 김우빈을 발견한 '학교 2013'이다. 지난해 말 방영을 시작해 지난 1월 28일 막을 내린 이 드라마는 선생님 인재(장나라 분)와 세찬(최다니엘 분), 그리고 남순(이종석 분), 흥수(김우빈 분), 하경(박세연 분)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를 그려냈다. 지난 1999년 시작된 '학교' 시즌1에 이은 시즌5 격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종석과 김우빈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차기작으로 주연을 꿰차는 등 현재까지도 활약 중이다.

물론, 주목을 받지 못한 작품도 있다. 엄태웅, 김옥빈이 출연한 '칼과 꽃'은 새로운 시도에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한 채 막을 내려야 했다.

현재 방영중인 월화, 수목극의 성적 역시 지지부진하다. 월화드라마 '총리와 나'와 수목드라마 '예쁜남자'는 각각 이범수와 윤아, 장근석과 아이유를 앞세웠으나 시청률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다가오는 2014년, 골듣타임의 부진을 딛고 KBS 드라마국이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흥행과 참패, 들쑥날쑥한 드라마의 성적에도 KBS는 1TV 일일극과 2TV 주말극 만큼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시청률 50%에 육박한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내 딸 서영이'를 시작으로 그에 훨씬 못 미치긴 하지만 '최고다 이순신'과 방영 중인 '왕가네 식구들'까지 경쟁사들의 주말극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앞서는 수치로 정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더불어 '웃어라 동해야' '별도 달도 따줄게' '힘내요 미스터 김'에 이어 '사랑은 노래를 타고' 역시 KBS 일일극의 명맥을 잇고 있다.


◆ '베끼끼' 오명과 '1박 2일'의 부활

기존의 것들을 유지, 추구하는 KBS 예능은 경쟁사들이 내놓는 다양한 포맷, 콘셉트에 대적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 때 KBS 역시 카드를 내놨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베끼기' 오명을 쓰게 된 것.

대표적으로 '해피선데이'의 첫 코너,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MBC '일밤'의 '아빠 어디가'를 표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고,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는 케이블채널 tvN '꽃할배'와 비슷한 구조 아니냐는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모두 차별점을 확실히 했고, 꿋꿋하게 이어나간 결과 현재는 오명을 씻었다. 특히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 어디가'의 느낌을 완전히 배제, 48시간 동안 자녀를 돌보는 아빠들의 서툰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추성훈의 딸, 사랑 양은 시청자들의 사랑은 한 몸에 받으며 인기 몰이 중이다.

반면 '인간의 조건'은 시작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지난 1월 파일럿프로그램으로 베일을 벗었으나, 10.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높은 시청률로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조건들을 하나씩 제거하면서 겪는 고충을 다루는 '인간의 조건'은 이후 토요일 심야로 시간대로 정규 편성을 확정, 다양한 주제로 안방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특히 '개그콘서트'에서 활약 중인 개그맨 6인방, 김준호 김준현 박성호 정태호 허경환 양상국 등의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면모 역시 시청자들의 호응을 높이는데 한 몫 했다.

올 하반기 가장 도드라진 건 '1박2일'의 부활 조짐이다. 연일 '폐지'와 '하차' 소식이 계속된 '1박2일'은 12월의 첫 날, 새로운 시즌을 맞았다. 전 시즌부터 함께한 김종민과 차태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새로운 멤버로 대체했다. 배우 김주혁과 코미디언 김준호, 가수 데프콘과 정준영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새로운 조합으로 구성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돌려 동시간대 시청률 2위로 껑충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선한 매력으로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014년 '1박2일'이 KBS를 넘어 일요일의 간판예능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