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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방송결산]MBC 예능, ‘일밤’부터 ‘스플래시’까지 희비교차
엔터테인먼트| 2013-12-27 18:08
MBC가 2013년 한 해 동안 신선한 예능프로그램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에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고르게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MBC ‘일밤’ 부활의 일등공신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올 한해 그야말로 돌풍이었다. 각종 유사한 프로그램들을 양산해내는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출연진들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반면 평일 예능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은 저조했다. 다수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여러 가지 포맷을 시험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타 방송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밤’과 ‘무한도전’의 큰 활약에 상대적으로 다른 프로그램들은 더욱 부진해 보였다. 올 한해 극명하게 비교되는 ‘일밤’과 평일 예능프로그램의 명(明)과 암(暗)이 아닐 수 없다.


# 30여년 역사 ‘일밤’, 아이들과 군인들이 살렸다

2013년 MBC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큰 활약을 보여준 프로그램을 꼽자면 ‘무한도전’과 ‘일밤’을 빼놓을 수 없다. 이중 ‘일밤’은 2013년 1월 방송을 시작한 1부 ‘아빠 어디가’와 4월부터 공개된 2부 ‘진짜사나이’가 심상치 않은 반응을 얻는 성공을 거두고, 현재는 일요일 안방극장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먼저 ‘아빠 어디가’는 다섯 아빠와 아이들이 떠나는 여행을 그리는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방송인 김성주, 배우 성동일, 이종혁, 가수 윤민수, 전 축구선수 송종국이 자신의 아이들인 김민국, 김민율, 성준, 성빈, 이준수, 이탁수, 윤후, 송지아, 송지욱 등과 출연했다.

아빠와 아이들은 다정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을 시청자들에 고스란히 전하며 인기를 모았다. 특히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단연 인기를 독차지하며 최근에는 송종국의 딸 송지아와 다수의 광고에 등장하는 활약을 펼쳤다.

또 ‘아빠 어디가’는 중국에도 수출돼 ‘파파거나아’라는 프로그램까지 국제적으로 파생시켰다. 게다가 최근 시즌 1에 이어 시즌 2 소식까지 이어져 ‘아빠 어디가’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전국을 돌며 ‘형제특집’ ‘친구특집’ ‘뉴질랜드특집’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아빠 어디가’의 인기는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일밤’의 또 다른 반쪽인 ‘진짜사나이’ 역시 색다른 콘셉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진짜 사나이’는 배우 김수로, 류수영, 장혁, 방송인 서경석, 샘 해밍턴, 가수 손진영,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 등이 대한민국 국군 예하의 부대를 5박 6일 간 머물며 훈련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2개월 가량 참여한 엠블랙의 미르는 중도 하차했다.

‘진짜사나이’는 유난히 다양한 캐릭터의 향연으로 인기를 모았다. ‘FM병사’ 김수로부터 ‘긍정왕’ 류수영, ‘아기병사’ 박형식, ‘에이스’ 장혁, ‘중년병사’ 서경석, ‘구멍병사’ 손진영, 그리고 ‘호주형’ 샘 해밍턴까지 뚜렷한 각자의 역할로 다양한 재미를 선사면서도 훈훈함까지 더했다.

실제로 일반 병사들과 똑같이 훈련을 받고 다양한 보직을 통해 진짜 사나이로 성장하는 이들의 모습은 안방극장에 신선함을 전했다는 평이다. 훈련뿐만 아니라 내무실의 생활을 통한 일반 병사들과의 허물없는 모습은 그 어떤 리얼 버라이어티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사실 ‘일밤’은 1981년부터 시작한 ‘일요일 밤의 대행진’을 뿌리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리들의 일밤’에 이어 지금의 이름을 가지게 됐다. 30여 년 동안 굵직한 코너들과 주병진, 이경규, 김국진, 이휘재, 신동엽 등 이름만 들어도 한때를 풍미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여기에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도 그 목록에 이름을 올릴만한 활약을 2013년 동안 해냈다.

이처럼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지난해까지 ‘일밤’을 거쳐 간 ‘무한걸스’ ‘남심여심’, ‘승부의 신’, ‘매직콘서트-이것이 마술이다’ 코너들과는 확연히 다른 영향력을 발휘하며 어느새 MBC 예능프로그램의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에는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 평일 예능의 부진..도전인가? 실패인가?

‘일밤’의 활약이 빛난 반면 많은 MBC 예능 프로그램들이 오래 빛나지 못하고 사라졌다. 가장 큰 충격은 강호동이 복귀해 이끌어온 평일 간판 예능인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의 폐지다.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의 ‘무릎팍도사’는 예전만큼의 화제를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무릎팍도사’를 지원사격한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도 인지도에서 밀리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무릎팍도사’는 지난 8월 37회 김자옥 편을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평일 예능프로그램 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으나 전체적으로 10회를 넘기지 못하고 폐지됐다. 이 중 ‘스타 다이빙 쇼 스플래시’(이하 스플래시)는 그야말로 비운의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스플래시’는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방영된 뒤 영국, 호주, 프랑스, 중국,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인기리에 제작 및 방송 중인 스포츠 리얼리티 쇼로 높은 다이빙 대 위에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내는 셀러브리티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스릴과 감동을 전한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야심차게 시작했다.

출연진도 NS 윤지, 강인, 공찬, 리세, 김동현, 김새롬, 김영호, 민호, 박재민, 샘 해밍턴, 소유, 아이비, 양동근, 여홍철, 오승현, 오직, 이봉원, 이훈, 임호, 조은숙, 최수린, 클라라, 타오, 홍석천, 홍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등장해 풍성함을 더했다. 그러던 중 출연진의 부상이 이어지며 결정적으로 지난 9월 4일 이봉원이 다이빙 도중 안면 부상을 입어 4회 만에 폐지가 결정됐다.


‘스플래시’뿐만 아니라 ‘파이널 어드벤처’, ‘이야기쇼 화수분’, ‘웰컴 투 한국어학당 어서오세요’ 등의 프로그램 역시 각각 10회, 5회, 5회를 방송하고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물론 시청률 부진의 원인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는 했으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한 것도 이유가 됐다. 또 결정적으로 신선한 도전만큼 예능의 필수 조건인 재미라는 부분에서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도 조기종영의 원인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스태프들과 출연자들의 귀한 땀이 필요하며 다양한 포맷의 코너들이 개발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도 피해갈 수는 없는 법. 지금의 ‘일밤’ 역시 실패의 연속 끝에 시청률 상승세를 경험했듯 평일 예능 프로그램들도 이를 돌아보며 더욱 재미와 감동을 주는 방송을 시청자들에 전해주기를 기대해본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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