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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바닥금리’ 금융위기 이후 최대…4%대 상품은 종적 감춰
뉴스종합| 2014-01-03 08:52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시중에 출시된 정기예금 중 ‘바닥금리’라 불리는 1%대 상품의 비중이 금융위기 이래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쥐꼬리만한 이자의 비중이 증가하는 초저금리 추세에도 여유자금은 은행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 불안심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신한, 국민, 하나, 우리 등)이 지난해 11월 현재 내놓은 정기예금 상품 중 2% 미만 금리 비중이 4.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10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49개월만에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이보다 높은 2%대 금리 상품의 비중은 92.6%로 현재 대부분의 정기예금 상품들이 여기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3%가 채 안되는 정기예금 상품 비중이 무려 96.7%인 셈이다. 3%대 금리 비중은 3.3%에 그쳤고, 4% 이상 상품은 현재 출시된 곳이 없다. 4%대 상품은 지난해 3월 이후로 종적을 감췄다. 2010년까지만 해도 6%대 고금리 상품이 존재했다.

3일 현재 1%대 금리로 출시된 정기예금 상품(1개월 기준)에는 KB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1.60%)’, 신한은행의 ‘민트정기에예금(1.50%)’, 외환은행의 ‘YES큰기쁨예금(1.90%)’, 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예금(1.50%)’,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1.95%)’ 등이 있다. 


은행예금 전체의 평균금리 수준도 사상 최저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보다 0.01%포인트 내려간 평균 연 2.62%로 집계돼 1996년 통계 작성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수신금리 가운데 정기예금 금리는 이보다 더 낮은 평균 2.58%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예금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걷고 있다. 정기예금 규모는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뛰었다. 한은에 따르면 2009년 10월에는 392조3000억원 수준의 정기예금 잔액이 2013년 10월에는 57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 국내 은행의 총 수신도 1179조원으로 11개월만에 43조2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2012년 1년치 증가액 37조원보다 많은 규모다. 이중 수시입출식 예금 등 초단기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시입출예금은 지난해 1~11월까지 19조6000억원이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현재 금리에는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예금상품을 찾는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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