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스페인 최대은행 산탄데르, 2년간의 실패
뉴스종합| 2014-01-06 09:28
157년 역사의 스페인 최대은행 산탄데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어지는 실적 악화와 흐름을 거스르는 투자, 에밀리오 보틴(79) 회장의 위험 선호 성향 등이 실패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산탄데르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주목되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산탄데르 은행의 최근 투자 전략과 보틴 회장의 성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인적 자원 운용 실패, 수익 실적 악화 등을 지적했다.

보틴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하면서 스페인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실제 그의 은행은 2년째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지난 2012년 초 ,그는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2년 동안 50%의 수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지난해와 2012년 실제 수익은 2009년 이래 50% 하락했다.

포천은 2년이 지난 지금 “그의 목표가 엇나갔다”며 오히려 지난해 수익은 2011년보다 못해 13% 하락했다고 전했다. 지난 3년 동안 산탄데르의 주가는 12% 하락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산탄데르 주식 투자를 추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 1986년부터 아버지로부터 자리를 넘겨받아 회장 직을 맡고 있는 보틴 회장은 중장기 성장전략을 내세우며 해외 투자와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지난해 12월 초, 산탄데르는 6억5000만달러를 들여 상하이은행 지분 8%를 추가매입했다. 산탄데르는 베이징은행 소비자금융 부문 자회사의 지분 20%를 갖고있기도 하다.

그러나 포천은 성장 전략으로써 신흥국 시장으로의 확장은 타당한 전략이나 그동안 보틴은 잘못된 베팅을 해왔다며 실수를 또한번 저질렀다고 평가절하했다.

지난해 골드만삭스 등을 비롯한 대형 투자은행들은 중국 금융시장에서 손을 떼는 작업을 해 왔다. 중국의 경제성장 저하와 은행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포천은 다수의 저명한 투자자들과 투자전략가들이 중국 경제가 투자가 과도화됐다고 말하고 있으며 자금경색을 막기 위한 중국 중앙은행의 노력도 좋지 않은 경제상황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공상은행(ICBC)의 지분을 전량매각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한때 20%에 달했던 중국건설은행(CCBC)의 지분을 처분했다. 바젤Ⅲ 협약에 따른 자본금 확충이 때문이긴 하나, 스페인 내 경쟁사인 BBVA은행 역시 중국 CITIC은행 지분 5.2%를 모기업인 CITIC에 매각했다.

이런 가운데 산탄데르의 상하이은행 투자는 흐름에 역행하는 투자로 평가된다. 상하이은행은 중국 안후이장화이기차집단과 함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산탄데르는 브라질에서 수익의 4분의 1을 얻고 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못한 2%에 불과한 것도 신흥국 전략 실패로 지적된다.

그의 투자 성향에 대해서 스페인 에사데 경영대학원 로버트 토나벨 교수는 “보틴은 위험을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인사 실패도 전략 실패의 원인으로 꼽혔다. 베테랑 최고경영자(CEO)이자 오랜 2인자였던 알프레도 사엔스가 물러나고 하비에르 마린(47)을 임명했으나 경험이 크게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