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위기의 美 방산기업 ‘연륜의 CEO’카드 빼들다
뉴스종합| 2014-01-14 05:52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어려울 때일수록 패기보다 역시 연륜(?)’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감축으로 올해 국방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자 주요 방위 산업 기업들이 ‘경영진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기업의 컨트롤타워를 새롭게 바꿔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연방정부 국방비 감축에 대비해 방산 업계가 잇달아 경영진을 교체하고 있다”며 “인수ㆍ합병(M&A)이나 스핀오프(분사)에 주력하는 방산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경험이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뜨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BAE시스템스와 에어버스 등 글로벌 방산업체들은 최근 잇달아 미국 법인의 CEO를 새로 임명하는 등 발빠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AE시스템스 미국 지사는 지난 7일 린다 허드슨 현 CEO를 제라드 디무로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디무로는 미국 방산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에서 10년 넘게 CEO를 역임해 방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유럽 최대 방산업체 에어버스그룹도 오는 3월부터 북미 지사를 이끌 신임 CEO로 앨런 맥아터 상업용 여객기 미주 총괄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그 역시 과거 미국 항공연방청(FAA) 청장과 물류회사 페덱스의 임원으로 지내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뿐만 아니라 록히드마틴의 마릴린 휴슨, 제너럴다이내믹스의 피비 노바코비치 등도 최근 2년 간 이같은 이유로 CEO 자리에 오른 인물이라고 WP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구겐하임 증권의 로먼 슈바이처 항공방위 정책 애널리스트는 “방산 기업들이 열쇠를 완전히 새로운 운전수에게 넘겨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으며 “방위 산업만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앞으로 국방비를 대폭 줄여 방산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방부와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방산 업계에서 경험이 많은 인물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안보프로젝트(ASP)의 어거스트 콜 연구원은 “방산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초음속 전투기를 만드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방부와 정치권 내 주요 핵심인사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신임 CEO들은 전임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변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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