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혼돈의 중동…적 · 동지의 ‘벽’ 이 허물어진다
뉴스종합| 2014-01-21 11:27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회담 교착
서방 투자자들 ‘자금 엑소더스’ 우려




이스라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서방 투자자들이 이스라엘의 책임을 묻기 위해 투자를 중단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권 주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스라엘 은행들이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을 불법 점유하고 있는 이스라엘인들에게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스라엘 은행들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에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은 지난 2004년 발효된 제 4차 제네바 협약에 위배되는 행위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5년 만에 평화회담이 재개됐으나 지금까지 진척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부 유럽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중동 분쟁에 일조하는 은행에 대한 자금줄을 끊어 사태를 진전시키자는 반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3위 연금펀드사인 네덜란드공적연금(ABP)이 대표적이다.

운용액이 3000억유로(약 432조원)에 달하는 ABP는 현재 투자 중인 이스라엘 시중은행 3곳에 대해 지난 1년 간 이 같은 의혹을 집중 추궁해왔다. 은행 측이 끝까지 규명을 거부할 경우 ‘최후의 보루’였던 주식도 매도한다는 계획이다.

네덜란드 2대 연금기관인 네덜란드 사회보장기금(PGGM)도 마찬가지다.

앞서 PGGM은 이스라엘 5개 은행이 팔레스타인 거주지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자금을 지원했다며 이들 은행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투자금이 회수되는 곳은 하포알림 은행, 로이미 은행, 제 1 국제은행, 디스카운트 은행, 미즈라히 테파홋 은행 등 5곳이다.

이 외에 유럽계 투자펀드인 노디어 투자운용과 노르웨이의 DNB자산운용도 이 같은 움직임에 합류했다.

1300억유로(약 187조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노디어는 로이미 은행과 미즈라히 은행 2곳에 최근 공식 서한을 보내 국제법에 위반되는 사항이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오는 3월엔 은행 측과 직접 접촉해 진위 여부를 확인한 뒤, 5월 안으로 투자를 최종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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