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세계 주류업계, 중국 ‘춘제’ 특수 실종에 울상
뉴스종합| 2014-01-23 09:17
세계 제일의 애주가 ‘왕서방’이 중국 국가 최대 명절인 춘제 기간에도 금주하게 생겼다. 서슬퍼런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및 사치풍조 척결 드라이브 탓이다.

술에 한해 춘제는 전통적으로 연중 최대 성수기였다. 하지만 작년 춘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2년 3월 공무원의 차량, 접대, 해외출장 경비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공금으로 산 담배, 고급술 선물을 금지시켰다. 작년 춘제 기간에는 공식 만찬에서 군인의 음주는 금지됐고, 사치스러운 잔치는 자제됐는가 하면 사치품 TV 광고가 금지됐다.

올해는 더 우울할 전망이다. 공식적인 집계는 나온 게 없지만 작년 춘제 기간 술판매는 감소했으며,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판매량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레버 스터링 샌포드번스테인 애널리스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시장에서 주류업계는 중요한 분수령을 맞았다”면서 “서양 주류 업계에 ‘악몽의 시나리오’는 중국 소비자들이 비교적 덜 비싼 자국 술을 소비하는 것으로 소비 문화가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서구 술 소비 시장이 정체를 보이자, 중국 시장 의존도를 키워 온 세계 주류 업계에게는 ‘재앙’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프랑스 브랜디 명가 레미 쿠앵트로 그룹은 꼬냑 매출의 40%를 차지해 온 중국에서 판매가 저조하자, 올 초 최고경영자(CEO)가 문책성으로 물러났다. 작년 4분기 이 회사 꼬냑 매출은 35% 급감했다. 레미는 중국 상황 탓에 올해 이익이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전통술 바이주 또한 지난해 판매가 50% 이상 감소했다.

‘앱솔루트’ ‘시바스리갈’ 등을 만드는 프랑스 주류회사 페르노리카는 중국 상황이 올해 이익을 짓누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윈저’ ‘조니워커’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주류회사 영국 디아지오는 중국 술 수정방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디아지오는 수정방의 지분 5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주류기업들은 중국에서 ‘비싸 보이지 않게’ 고가 제품 판매전략을 새로 짜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국제와인주류시장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술 소비의 3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술 소비 국가다.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주류 시장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21% 성장했다.

한지숙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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