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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두 회장님 또 ‘으르렁’...실마리는 아시아나에(?)
뉴스종합| 2014-02-04 11:02
금호가(家) 두 회장의 다툼이 또다시 불 붙을 조짐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측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측이 직원을 사주해 사생활 침해를 시도했다고 경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미 송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맞붙은 형제가 또 다시 날을 세우는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박삼구 회장 쪽은 ‘재기의 발판’으로, 박찬구 회장 측은 형을 견제할 ‘비장의 카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3일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에 범행배후를 밝혀달라고 명시했다. 누군가 의도를 갖고 이번 범행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명시하지 않았지만 금호석화 측을 사실상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회장 측이 도덕적으로 상처를 입을 경우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금호석화 측이기 때문이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실상 채권단이 최대주주다. 박삼구 회장은 회사 정상화 이후 경영권을 다시 확보할 계획이다. 박삼구 회장이 만약 경영권을 회복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애매하게 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인데, 경영권은 사실상 채권단에 있다. 금호산업의 주인이 애매해지면,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인 금호석화의 위상이 커지게 된다.

이에대해 박찬구 회장 측은 “경찰 수사 등을 통해 명백히 밝혀지겠지만 직원 개인이 한 일을 마치 거대한 음모처럼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잘라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에 대해서는 “결코 탐내지 않고 있으며, 지분을 유지하는 이유는 현재 매각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경영상의 판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유현금만해도 2000억원 가까운데 적대적으로 인수하려 했으면 진작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은 약 1조원 수준이다. 금호석화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취득가는 1056억원이며, 현재가치는 약 1330억원이다. 오랜 보유기간을 감안하면 미미한 평가이익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행보는 향후 경영실적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해 3분기말까지 4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연결기준)하면서 자본총계가 9448억원에 불과하다. 자본금인 9755억원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년 자본잠식 위기다. 

올 해 자본잠식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증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배구조가 바뀔 수도 있다. 채권단 관리 아래 있는 금호산업보다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금호석화의 증자참여 여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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