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SK케미칼 · GS바이오, ‘발전용 중유’로 성장 돌파구찾기
뉴스종합| 2014-02-05 11:28
바이오디젤 의무혼합율 수년째 제자리 고전
정부 사업자 승인…올 상반기중 본격 생산
시범사업 성공여부 따라 시장 활성화 기대


SK케미칼과 GS바이오가 발전용 바이오중유 시장에 진출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디젤 생산업체인 두 회사는 상반기 내 정부로부터 발전용 바이오중유 지정사업자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다. 그동안 바이오디젤 의무혼합율이 수년째 제자리걸음하면서 고전해 온 업체들은 이번 사업으로 새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발전용 바이오중유는 석유계 연료인 벙커C유를 대체할 수 있는 액체 바이오연료다. 차량용 연료로 사용되는 바이오디젤보다 인화점은 낮은 대신 발열량은 더 높아 발전용으로 적합하다.

정부와 다수의 에너지 공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사업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른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는 발전량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고시를 통해 2015년까지 2년간 발전용 바이오중유 시범 보급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핀란드의 바르질라, 미국 하와이의 전력회사 HECO가 바이오연료를 발전용으로 사용한 바 있지만, 이번처럼 정부가 앞장서고 다수의 발전사업자와 바이오연료 생산업체들이 다수 참여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등 공기업이 발전사업자로 참여하는 이번 사업은 민간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시범 사업 첫해에만 총 13만㎘의 바이오중유가 소요될 전망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1300억원어치 분량이다. 일단 발전기 상태에 따라 벙커C유에 10~20%의 바이오중유를 혼합하도록 돼 있지만, 혼합 분량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바이오중유로만 100% 전소도 가능하다. 우선은 시범 사업이어서 기존 설비에 미칠 영향을 검토한 뒤 혼합비율을 더 늘려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SK케미칼과 GS바이오뿐만 아니라 애경, 동남제지, 에코솔루션 등 12~13개 업체가 바이오중유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GS바이오 관계자는 “바이오중유 생산이 큰 설비 투자나 별도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판매계획량의 30일분 저장시설을 갖추는 등) 지정사업자 요건도 까다롭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SK케미칼과 GS바이오 등 대형업체들은 이미 개별발전사 입찰에 대비해 내부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바이오디젤 의무혼합율 정체로 수년째 고전해 온 회사들은 이번 시범 사업 성공 여부에 따라 바이오중유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PS도입에 따라 발전사들이 바이오중유 등 연료형 신재생에너지원을 기존 화력발전소에 혼합해 연소하는 방식으로 의무량을 충족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태양광ㆍ풍력 발전보다는 바이오중유 발전이 경제적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바이오중유가 벙커C유에 비해 열효율은 떨어지지만 RPS 불이행에 따른 과징금 부과를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범 사업이 끝난 후 민간발전소로까지 바이오중유가 확대되면 시장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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