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여전히 미래는 신흥국의 것”…“이탈한 글로벌자금 곧 회귀”…신흥국 위기속 긍정론 팽팽
뉴스종합| 2014-02-05 11:34
미국의 ‘마이웨이식’ 돈줄 죄기에 신흥국 위기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테이퍼링이 지속될 경우 외환위기가 취약국에서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란 비관론과 함께 최근 급락으로 가격메리트가 커진 신흥국 투자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긍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블랙록의 루스 코스터리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신흥국의 낮은 달러표시 부채와 높은 외환보유액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미 신흥시장은 매우 중대한 조정을 겪었다”며 “신흥국 증시는 선진국 시장에 비해 40%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문제아가 있는 반면 터키와 같은 심각한 위기국이 있다”며 국가별로 다른 접근을 조언했다.

신흥국은 여전히 대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드먼 래치먼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신흥시장의 부상은 역사적 흐름”이라면서 “여전히 미래는 신흥국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이한 코세와 에스워 프라사드의 최근 저서 ‘이머징마켓’을 인용해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 경제가 1960년 이래 600% 성장했다”면서 “같은 기간 선진국 성장률은 300%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년간 신흥국의 세계 GDP 및 민간소비, 투자, 무역에 기여한 비중은 배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근의 일시적 위기를 (신흥국으로의) 강력한 역사적 흐름의 변화로 혼동하는 것은 큰 오판”이라고 역설했다.

래치먼은 “2001년 닷컴버블 붕괴가 인터넷의 과대평가를 의미한 게 아니었던 것처럼 오늘날의 (신흥국) 혼란이 향후 수십년간 이머징마켓이 선진국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을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흥시장을 이탈한 자금이 회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템플턴 신흥시장그룹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투자자가 지금은 미국의 상승장을 즐기고 있다”면서 “그러나 신흥시장의 여러 여건이 자본을 다시 끌어들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성장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빠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도 높지 않고 보유외환 규모도 큰 점을 상기시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신흥국 위기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우 글로벌 금리ㆍ환율 대표는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적 축소)을 첫 시사한 지난 여름 위기는 “아시아에서 촉발된 성격이 매우 짙다”면서 반면 “지금은 아시아가 (전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흥국 위기가 지난해 중반보다 덜 확산한 것”이라면서 “지난 2주의 신흥국 자금 이탈을 ‘조금의 전염(The little bit of contagion)’ ”이라고 표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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