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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없애면 위암 재발률 절반 ‘뚝’
라이프| 2014-02-06 11:09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위궤양과 위염 등 위장 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균(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조기 위암과 같은 고위험군 환자의 재발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정훈용(소화기내과)・배서은(건강증진센터) 교수 연구팀은 조기 위암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가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위암 재발률이 절반가량 낮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소화기학회 공식저널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4부터 2008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 받고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받은 1007명을 헬리코박터 감염이 없는 환자 340명,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485명,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182명(제균 치료에 실패한 환자 포함)의 세 군으로 나눠 평균 5년 동안 위암 재발률을 살펴본 결과 재발률은 각각 5%, 7%, 13%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경우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위암 재발률이 13%에서 7%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주로 위장 질환이 없거나 단순 위염 등의 저위험군에 대한 결과로, 만성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위 선종, 조기 위암 등 고위험군에서의 제균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일본에서의 연구가 몇 차례 있었을 뿐, 국내에서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국내 처음이자 최대 규모의 이번 코호트 연구를 통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저위험군뿐 아니라 위 선종, 조기 위암 등의 고위험군 환자에도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로 조기 위암 환자의 위암 재발률을 줄일 수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를 살펴보았을 때, 내시경 절제술 등의 조기 위암 치료 후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있다면 위암 재발 방지를 위해 제균 치료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63명으로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위암은 한국 남성에서 암 발생 1위, 여성에서는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헬리코박터 감염과 짜거나 탄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위암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위 선종과 조기 위암으로 치료를 받은 경우 잔존해 있는 위에서 위암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며 ▲위암의 과거력이 없는 경우에도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있는 환자는 1~2년 주기로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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