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B2B로 ‘100년 삼성’ 기초 닦는다
뉴스종합| 2014-02-14 11:44
전자, 美국방부 · NSA B2B용 스마트폰납품
시스코 ‘스파게티…’프로젝트 단독 참여
SDS는 블랙베리 CIO출신 임원으로 영입
이재용 부회장 “IBM같은 서비스회사 되자”


삼성이 미래 전략사업 분야인 B2B(기업간거래) 부문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경쟁 심화로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B2C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인 삼성SDS가 삼성전자와 함께 이 부문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100년 삼성’을 화두로 제시한 이 부회장은 최근 구글, 시스코 등 글로벌 IT 거인과 삼성전자의 제휴를 잇따라 성사시킨 데 이어 그룹의 B2B 부문 성장까지 주도하며 남다른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인 미 국방부와 국가안보국(NSA)에 최근 삼성전자가 B2B용 스마트폰 납품에 성공한 데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시스코의 직원의 스마트기기 통제 및 보안감시를 위해 새로 출시한 ‘스파게티 웨스턴’ 프로젝트에도 단독 파트너로 참여한 데도 마찬가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블랙베리 최고정보책임자(CIO) 출신인 로빈 비엔파이트<사진>를 삼성SDS에 영입했고, 제너럴다이나믹스(GD) 기술영업전문가인 칼 네룹도 삼성 미국법인을 통해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에파이트 근무 당시인 2010년까지 블랙베리는 북미 B2B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그의 퇴사 후인 2013년 점유율은 8%대로 추락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스마트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기업 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하는 업무에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룹은 B2B 부문 신시장 개척에서는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가로, 해외 기업 소프트웨어 판매를 미국 현지 법인망 등을 통해 지원하면서 삼성의 B2B 진출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는 지난해 7월 해외 통신망 구축 경험을 가진 삼성SNS를 합병하고, 스마트매뉴팩처링 및 타운(SMT) 조직을 신설했다. 글로벌 통신사업자 대상의 통신 분야 ICT서비스사업에서의 공격경영도 선언했다. 이 합병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도 8.81%에서 11.25%로 높아졌다. 그만큼 이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진 셈이다.

이 부회장이 B2B 시장에 무게중심을 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SA)는 지난해 3억3100만대 규모였던 B2B용 스마트폰 시장이 2017년 4억8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2B용 태블릿 역시 2017년에는 1억1800만대로 지금보다 배 가까이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일반소비자용 스마트기기가 올해와 내년을 정점으로 고성장을 멈춘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은 이달 24일부터 스페인에서 열릴 모바일 전시회 ‘MWC 2014’에서도 의료용 보조기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단말 그리고 병원 내 커뮤니케이션을 뒷받침하는 각종 솔루션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모바일 보안 커뮤니케이션 업체 셀트러스트와 이미 손을 잡았다.

이 부회장은 이미 지난해 사장급 임원이 모인 자리에서 “IBM과 같은 서비스회사가 되자”며 B2B 사업에 힘을 기울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작년 10월 삼성전자는 미국 올랜도, 1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B2B 전시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B2B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또 12월 조직개편에서는 글로벌B2B센터를 사업부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이 자리에 유럽총괄 김석필 부사장을 선임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랭킹뉴스